정기예금이 더 유리…주식·채권 투자도 병행해야
Q. 20대 후반의 A씨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직장생활을 시작해 지난 5년간 1억원을 모았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 덕분에 주거비용 등을 아낄 수 있었다. 직접 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등 지출을 최대한 줄였다. 같은 직장에 오래 다니긴 했으나 늘 고용 불안이 있었던 탓에 새 직장을 구해 이달 중순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기존 수입보단 다소 적지만 안정성이 높고, 장기간 근무가 보장돼 있다. 최근엔 투자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A씨는 그동안 적금과 파킹통장을 이용해 돈을 불려왔다. 파킹통장에 쌓아둔 자금을 적금통장으로 자동이체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 8개 통장 가운데 여러 개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이에 새로운 적금을 다시 가입하려고 하는데 옳은 선택인지 궁금하다.
A. 29세 A씨 월수입은 250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연간 비정기 수입으로 300만원이 들어온다. 월 지출은 139만원이다. 고정비는 보장성보험료(7만원), 국민연금(9만원)을 합쳐 16만원이다. 변동비는 식비(10만원), OTT 구독료(2만원), 통신비(2만원), 교통비(3만원), 용돈(10만원), 부모님 용돈(20만원) 등 48만원이다. 저축은 청약(5만원), 희망적금(50만원), 사회복지회비(20만원) 등 75만원씩 하고 있다. 연간비용은 230만원이 든다. 자산은 적금(5100만원), 파킹통장(4100만원), 주식(300만원) 등 9500만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목돈 '축적'은 적금으로 하더라도 '운영'은 정기예금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 적금은 매월 적립하는 금액에 대해 납입한 날로부터 금리를 적용하고, 일수를 따져 이자를 계산한다. 반면, 정기예금은 목돈을 예치한 날로부터 금리를 적용해 만기일까지 이자를 산출해 지급한다.
예를 들어 월 200만원씩 연 6% 금리로 1년짜리 적금을 든다면 만기시 2465만9880원을 손에 쥐게 되는데 정기예금은 같은 금액(2400만원), 동일 만기로 연 4%면 이보다 많은 금액(2486만2160원)을 만들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A씨는 당장 독립은 생각하지 않고 있고, 목돈을 좀 더 불리겠다는 생각도 있는 만큼 적금을 새로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은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단지 적금 금리가 높다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운영 수단으로는 정기예금이 낫다"고 조언했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적금이나 정기예금의 금리가 높았던 시기엔 이들이 가장 유용하고 유일한 자금축적 운영 수단이었고, 현재도 안정성을 갖춘 방법이지만 금리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선 투자상품을 병행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금을 쌓기 위해선 구체적으론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를 이용해볼 수 있다. 전자는 △19~34세 청년(병역복무기간 최대 6년 추가 인정) △소득 3600만원 이하 등 조건을 맞추면 월 50만원 한도, 2년 만기로 가입이 가능하다. 은행이자에 장려금을 얹어주고, 비과세 혜택을 부여한다.
청년도약계좌 역시 △19~34세 청년(병역복무기간 최대 6년 추가 인정) △소득 75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6300만원 이하) △직전 가구 중위소득 180% 이하 등 요건을 충족하면 월 최대 70만원으로 '은행이자+장려금+비과세'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주식, 채권, 원자재 등을 대상으로 적립식 투자를 해 손실 위험을 줄이고, 5년 이상 중장기로 투자해 노후자금 준비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득에서 지출을 차감한 자금은 적립식으로 축적해가고, 이후엔 차츰 투자비중을 늘려 가면 된다"고 전했다.
재무목표도 필요하다. 자금 축적의 동력이 된다. 가령 적립식 투자로 '올해 1500만원 만들기' '2026년까지 결혼자금 목적의 1억5000만원 금융자산 만들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단 현재 가진 다수 파킹통장을 정리하고 정기예금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이미 있는 적금을 깰 수는 없으니 유지하고 만기가 도래한 후 해약한다. 청년희망적금 만기에 맞춰 청년도약계좌를 신규로 만들 수도 있다. 적금에 넣을 돈 외에는 대표지수 추종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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