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의 구글 야외 전시관에 설치된 ‘폴스타 3’ 내부의 '안드로이드 오토'가 주변 충전소에 남은 자리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권준호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권준호 기자] “목적지를 입력하면 배터리 사용량을 예상해서 알려줍니다.”
9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의 구글 야외 전시관에 설치된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3’ 내부가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다. 영화 ‘아이언맨’ 속 한 장면처럼 구글 지도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배터리 사용량이 함께 나온다는 설명을 들었다. 실제로 목적지를 검색하자 배터리 예상 잔량이 100%에서 83%로 줄어들었다. 구글 측은 “배터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근처 충전소에 가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며 “운전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모빌리티 접목 제품 눈도장
올해 CES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모빌리티가 접목된 제품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AI보다는 메타버스 등이 중심이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AI와 모빌리티를 결합한 제품을 전시한 곳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거대 AI 기업인 구글도 이날 전시를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의 새로운 기능들을 언론에 첫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이 개발한 차량 연결 기술이다.
안드로이드 오토 대표 기능에는 예상 배터리 사용량 알림 외에도 주변 건물의 3차원(3D)화, 근처 충전소 남은 자리 알림 서비스 등이 있다. 여기에 운전자들은 자신들 목소리로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끄고 켤 수도 있다. 구글 관계자는 “충전이 급하게 필요할 때 유용하다”며 “전체 충전소 가운데 사용 중인 충전소를 보여준다”고 했다.
또 다른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과 퀄컴도 비슷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 부스를 차렸다. 아마존이 내놓은 차는 독일 완성차 업체 BMW의 X1이다.
"답변 5세 수준에 맞춰줘...물론이죠"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가 "다이나믹 모드가 무엇인지 답변 수준을 5세로 맞춰줘”라는 말을 듣고 반응하고 있다. 권준호 기자
차에 탑승해 아마존이 개발한 AI 비서 ‘알렉사’에 말을 걸자 곧바로 답이 날아왔다. 특히 “다이나믹 모드가 무엇인지 답변 수준을 5세로 맞춰줘”라는 말을 듣고 쉬운 단어를 골라 설명하는 부분이 압권이었다. 알렉사는 이 질문에 “다이나믹 모드를 선택하면 차가 빨라집니다. 마치 ‘레이싱카’를 운전하듯이 말이죠”라고 답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AI 모빌리티는 어른 뿐 아니라 아이 수준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수많은 데이터를 알맞게 활용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 내부적으로 정한 테스트를 거친다. 아마존 관계자는 "세상에는 굉장히 많은 데이터가 있다"며 "원하는 데이터를 맞게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오는 2025년 출시하는 신차에 알렉사를 탑재할 예정이다.
퀄컴이 CES 2024에서 발표한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권준호 기자
퀄컴도 이번 CES에서 포트폴리오가 한층 확대된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를 발표한다. 섀시는 자동차의 차체를 뺀 나머지 부분으로 스냅드래곤은 퀄컴이 개발한 모바일 시스템온칩(SoC)이다.
디지털 섀시는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상호작용 △콘텐츠 업데이트 △상호작용하는 목소리 콘트롤 △개인화된 콘텐츠와 서비스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올해 기조연설을 맡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의 발표에도 이러한 내용이 담긴다.
한 관람객은 "사실 AI라는 게 눈에 보이는 실체가 없어서 좀 궁금했는데 이렇게 차에 적용된 모습을 보니 조금 실감난다"면서도 "다만 현재 있는 기능과 비슷한 부분도 상당해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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