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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내국인 수요 잡아라"

유커·보따리상 떠나자
개별관광객 잡기 나서
멤버십·제휴 마케팅 확대

면세점업계는 올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큰 손이었던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중심에서 개별 관광으로 주류 관광 형태가 바뀌는 등 시장 환경이 급격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팬데믹 때 급격히 덩치를 키운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의존도를 점차 줄이는 대신 개별 관광 수요를 잡기 위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고 제휴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방한 중국관광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의 동반 인원은 2019년 평균 5.1명에서 지난해 2.1명으로 줄었다. 한국 방문 시 주요 활동에서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5.1%에서 68.2%로 30%포인트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지출 항목별로는 쇼핑비가 줄고 숙박비, 음식점비, 문화서비스·오락비 등이 높아졌다. 팬데믹을 거친 후 단체관광보다는 소규모 개별 관광을 선호하고, 씀씀이는 쇼핑보다는 먹거리와 즐길 거리에 쏠리는 패턴 변화가 뚜렷해진 것이다.

당장 통계로도 확인된 변화에 면세업계는 개별관광객 수요 잡기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뿐 아니라 다국적 개별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활동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명동 LDF 하우스'는 국내 최초 면세점 쇼룸을 표방한 공간이다. 인기 캐릭터 등 수시로 바뀌는 다양한 팝업 공간과 쇼핑 공간을 결합시켜 체험과 쇼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조성했다.

따이궁 비중을 줄인 자리에 내국인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충성고객 확보 전쟁도 치열하다. 롯데면세점은 새해 들어 구매 금액에 따라 적립된 마일리지로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 'LDF 마일리지'를 도입했다.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말 가입비 30만원에 36만원의 포인트와 큰 폭의 할인율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인 '신라 앤 베이직(SHILLA&BASIC)'을 선보였다.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달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항공 등을 운영하는 캐세이그룹과 마케팅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캐세이 회원이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매하면 캐세이그룹의 멤버십 '아시아 마일즈' 적립과 쇼핑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1000만명의 캐세이 회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차원이다.
롯데면세점은 팬데믹 여파로 2020년 6월부터 부분 운영 중이던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매장을 지난해 12월 모두 오픈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연간 7000만명이 이용하는 공항인 만큼, 연간 약 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업계는 내국인·개별관광객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 '충성고객화'를 위한 다양한 업종과의 제휴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