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디어의 트랙터 8RX 모델에 올라탄 기자. 사진=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 "기술적으로도 훌륭하고 사회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구보타 곤시로 창업자의 글귀와 함께 영상이 시작된다. 이후 평화롭게 점심을 준비하는 한 가정의 모습이 나타난다. 오순도순 점심을 준비하는 사이, 트랙터가 자동으로 차고에 주차가 된다. 석양 질 무렵. 밭일을 마무리 못 했지만 농부는 불안하지 않다. 오히려 캠핑 의자와 모닥불을 펴놓고 자신의 아내와 석양을 보며 와인을 마신다. 탁자 위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농장 내 트랙터의 실시간 위치와 운행 속도 등이 표시된다.
'세계 농기계 3위' 구보타, AI로 농촌 삶의 질 높인다
구보타의 미래형 컨셉트 트랙터. 사진=김준석 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농기계 업체 구보타가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첫 참가하며 꾸린 부스는 부스 투어에 앞서 이같은 영상을 별도의 공간에서 상영했다. 영상 내 트랙터는 내장된 인공지능(AI)을 통해 후방에 사람이 있는지, 강아지가 있는지까지도 식별한다.
이후 문이 열리고 영상 속에서 봤던 미래형 구보타의 미래 컨셉트 트랙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트랙터는 스마트폰과 연결돼 날씨·위성정보·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융합해 최적의 농업적 조언을 해준다. 트랙터는 농지를 지나며 센서를 통해 식물의 스트레스 정도, 물 부족, 잡초 제거 필요성 등을 판단해 농장주에게 알려준다. 구보타 측은 "트랙터의 발전으로 물사용에 있어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구보타의 컨셉트 트랙터는 출시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
트랙터의 운전석을 없앤 이유에 대해 기자가 묻자 "미래 구보타 트랙터는 AI로 완벽한 무인화 달성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서서히 매년 AI 기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맞수인 글로벌 농기계 순위 1위인 존디어에 비해 소형인 미래 컨셉트 트랙터를 두고 "와이너리, 과수원 등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이라 컴팩트한 소형으로 선보였다"고 밝혔다.
CES에 첫 참가하게 된 이유를 묻자 관계자는 "구보타는 단순한 농기계업체가 아닌 농업 솔루션 제공 업체로 발돋움하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AI, 날씨정보, IoT, 자율주행 등 혁신기술이 필요해 혁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자 CES2024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일본을 대표하는 농기계 업체 구보타의 CES 2024 부스. 사진=김준석 기자
이미 '무인 트랙터' 내놓은 '농슬라'
텍사스주 오스틴시의 한 농장에서 존디어의 무인 트랙터가 운행 중인 현황. 사진=김준석 기자
구보타가 미래 컨셉트 트랙터로 무인 운행을 예고했다면, 업계 1위 존디어는 이미 상용중인 무인 트랙터의 실황을 부스에 중계하며 초격차 기술을 뽐냈다.
존디어 관계자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시의 한 농장의 실황"이라면서 "대농장의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보급해 아직 정식적인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면에는 트랙터의 현재 위치는 물론, 경로가 표시됐다. 전후방 카메라와 내외부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트랙터의 구동 현황 영상을 송출한다.
농부는 이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운전석이 비어 있는 채로 덜컹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트랙터 외에도 존디어 관계자는 "씨앗을 심는 것부터 농작물을 수확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인공지능(AI)을 보유한 농기계가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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