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단기간 올라 가격 조정
기관 대규모 차익매수 청산
종목별 순환매 장세는 지속
코스피가 전 거래일(2541.98)보다 1.71포인트(0.07%) 내린 2540.27,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75.46)보다 7.07포인트(0.81%) 상승한 882.53에 장을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까치 랠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다. 새해 첫날 2700선을 바라보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2540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오른 만큼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다. 다만 기술적 조정이 마무리되면 강세장은 돌아온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2일~11일) 코스피 지수는 4.33% 하락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2669.81에 마감하며 2700선을 바라보던 코스피는 이날 2540선까지 추락했다.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이기도 하다.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건 지난 2022년 6월(7~15일)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1.84% 올랐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단기간 오른 국내 증시가 가격 조정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기준 국내 금융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67.8까지 올라 '탐욕' 상태였다.
현대차증권 이재선 연구원은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연말까지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오는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기대감에 대한 되돌림 폭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증시 역시 이에 맞춰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대규모로 유입된 금융투자의 차익매수가 청산된 점도 지수를 짓눌렀다.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지난 12월 14일부터 26일까지 금융투자의 주식 순매수는 3조1000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3일과 4일 단 2거래일 만에 1조6000억원을 매도했다"며 "일부 기업들이 주주명부 확정 시기를 미루면서 주가지수 선물이 고평가됐다는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1월 말까지는 기술적 조정에 들어가면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앞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상향을 기대하기보다는 하향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면서 하방 압력을 받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선 연구원은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올라가기보다는 하향 조정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1월 말까지는 지수의 변동폭이 크게 높아지지 않고, 밋밋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도 "당분간은 상승이 제한되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수가 상승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제한적인 등락 속에 실적에 따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술적 조정이 끝나면 강세장이 돌아온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박승영 연구원은 "여전히 유효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글로벌 제조업 경기 반등, 올해 예상 이익 기준 10배에 불과한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지수 상승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반도체는 올해 2월 중순까지는 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