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우량주·CD금리 ETF 선호
채권도 양극화… 우량채만 매수
경기불안감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경계감까지 더하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안전자산 투자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14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op5Plus TR'로 모두 7867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이 상품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과 시가총액이 크면서 동시에 배당수익률이 높은 5개 종목에 투자한다. 포트폴리오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각각 23%의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 외에 네이버(9.44%), 포스코홀딩스(8.86%), 현대차(8.74%) 등도 포함돼 있다. 해당 ETF는 2019년 1월 상장 이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분배금 지급 없이 배당을 재투자하는 토털리턴(TR) 투자방식이 특징이다.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개인투자자가 우량주에 대한 믿음을 토대로, 안전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다 보니 대기자금을 넣어두는 파킹형 상품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 파킹형 ETF로 꼽히는 'KODEX CD 금리액티브' 'TIGER CD금리투자KIS ETF'의 순자산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6091억원, 4891억원이 늘었다.
KODEX CD금리액티브는 CD91일물 금리를 일할로 계산, 매일 복리로 반영해 기간 조건 없이 단 하루만 투자해도 CD91일물 하루치 금리 수준의 수익으로 챙길 수 있다.
이와 반대로 'KODEX 200 선물인버스2X'에서는 올해 1200억원이 빠져나갔다. '곱버스'로 불리는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 일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투자를 줄이는 분위기가 ETF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코스닥150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KODEX 코스닥150'과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에서도 각각 944억원, 838억원이 이탈했다.
한편 안전자산 투자는 비단 ETF 등 주식시장에서만이 아니다. 채권시장에서도 우량채에만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AA급 이상의 대기업 계열사 채권에 자금이 몰리는 것과 달리 A급 이하 기업은 공모채 시장에 명함조차 못 내미는 상황이다. 부동산 침체, 고금리가 증시·채권 시장에 어떤 타격을 줄 것인지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기준 ETF 전체 순자산은 경기침체, PF발 우려감에 전월 대비 3629억원 줄어든 121조원으로 집계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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