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부담에 제품가격 올리지만
中부동산 침체 등 수요 부진 여전
쇳물의 주 원료인 철광석과 연료탄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상향 곡선을 탄 이후 연초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 해소를 위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도 전방 수요 부진이 지속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중국산 철광석 수입 가격은 t당 135.75달러에 거래됐다. 가격 상승이 시작된 지난 10월 t당 114.05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19%가량 증가했다. 새해 첫주 140달러대를 돌파해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지난 11일 기준 t당 338.10달러로 한 달여만에 9.3% 증가했다. 6개월 전 221.5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53.1% 오른 수치다.
원자재값이 고공행진한 것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왔지만, 철광석 주요 산지에서 공급 감소, 재고 비축 수요 등이 더해져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원료탄도 호주의 사이클론 발생 우려 등이 더해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분간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철강 가격의 기준이 되는 중국의 철강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첫째주 중국 열연강판 내수 평균가격은 t당 4089위안을 기록해 전주 대비 11위안 올랐다. 지난해 10월 중순 t당 3700위안 후반대를 기록한 후 지난달까지 매주 상승했다.
원가 부담이 심화된 철강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포스코는 이달부터 열연에 대해 t당 5만원 인상을 결정했다. 현대제철도 동일한 인상 방침을 밝힌데 이어 유통향 후판에 대해서도 t당 5만원 인상을 결정했고, H형강의 가격 인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철강 수요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철강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단기 반등을 넘어 철강 가격이 상승세로 추세 전환하기 위해서는 건설업을 포함한 국내 제조업의 경기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철강 업황은 건설 경기 불황 여파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자동차와 조선시장의 호조세가 유지되고 해상풍력 등 신시장 개척 등에 따라 건설 시장의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3월 중국 양회를 통해 인프라투자 확대가 가시화된다면 글로벌 수요에 영향을 주겠지만 아직 중국도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며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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