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fn이사람] "자율주행차 시대엔 車사운드 역할 커질 것"

이재옥 현대차·기아 인포테인먼트설계실장
사운드 전담개발팀만 60명 규모
내연기관 소음 사라지며 소리 부각
고객이 선택하는 가상엔진 소리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 것

[fn이사람] "자율주행차 시대엔 車사운드 역할 커질 것"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에서는 소리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재옥 현대차·기아 인포테인먼트설계실장(상무·사진)은 15일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SDV의 미래를 이렇게 예상했다. 이 상무는 2004년 현대차에 입사해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고, 2022년부터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의 인포테인먼트설계실을 맡고 있다. 이곳에선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통신시스템, 각종 스위치와 버튼을 포함한 조작장치 그리고 사운드시스템을 담당한다. 이 상무는 "조직 내 사운드를 전담해 개발하는 팀이 약 60명 규모로 별도 구성돼 있다"며 "다가오는 SDV 시대에는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고객의 감성을 새롭게 자극해줄 수 있는 차량의 개발이 가장 중요해지고 있고, 그중의 핵심요소가 사운드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량에 있는 동안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자유로운 부분이 바로 청각인데 운전자는 시각과 촉각이 제한되고, 동승자 역시 자동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청각에 의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사운드시스템 개발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량 내에서 소리는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정보전달, 강력한 경고의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분전환의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으며 함께 듣는 모든 사람의 감성적 교류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특히 최근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사운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게 이 상무의 설명이다. 이 상무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의 소음이 사라지고 정숙한 주행환경이 되면서 역설적으로 고객들은 운전하는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다시 엔진이나 동력성능을 대변하는 소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다양한 가상엔진사운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고성능 내연기관의 엔진 소리를 모사해 내연기관 차량을 운전하는 것과 같은 가상엔진사운드를 제공하고, 최대한 실제 전기차의 주행성능과 이질감이 없는 소리를 내기 위해서 차량마다 수만㎞ 이상의 실도로 주행테스트를 하고 있다. 향후 SDV 차량에서는 고객이 취향에 따라 사운드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사운드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 상무는 "자율주행 시대에 운전자의 눈과 손이 자유롭게 되면 이 또한 소리와 영상을 함께 이용한 콘텐츠의 확장으로 사운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리라 생각한다"며 "고도화된 자율주행 환경에서 이러한 대형 디스플레이와 사운드시스템을 이용하는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완전한 자율주행 시대에는 우리의 모든 상상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모든 소리들이 마치 한 사람의 장인이 만들어 낸 것처럼 조화롭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할 것"이라며 "엔진 소리, 문 여닫는 소리만으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를 인식한다면 멋진 일"이라고 했다. 이어 "자동차를 더욱 머무르고 싶은 나만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현대차그룹 사운드 개발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