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인테리어 판매점 ‘홈디포’
LG·삼성, 디자인까지 뛰어나 인기
판매량 급증 ‘워시콤보’ 특별 진열
"장년 인기 월풀·GE 넘는 것이 숙제"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홈디포 라스베이거스지점에서 매장 직원이 현지 고객에게 일체형 세탁건조기 LG '워시콤보'를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라스베이거스(미국)=김준석 기자】 "젊은층을 중심으로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중·장년층은 월풀과 제너럴일렉트릭(GE)을 선호합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홈디포 매장을 찾은 기자에게 가전 담당 판매원은 현지 가전업계 현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찾은 홈디포의 가전 구역엔 LG전자, 삼성전자, GE,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의 가전 제품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저마다 제품 옆에는 '고객 만족도 1위' '가장 믿을 수 있는 브랜드' 등 각사가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홈디포는 미국 최대 인테리어 용품 판매점이자 주요 유통채널로 홈디포 매장에서의 판매량은 미국 가전시장 실적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일체형 '워시콤보' 美서 돌풍
기자가 홈디포 가전 담당자에게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인지도를 묻자 "미국인 중 LG와 삼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이 담당자는 "내구성에 치중한 월풀·GE와 다르게 LG와 삼성 가전은 디자인부터 뛰어나 인기가 많다"면서 "스마트폰과의 연동과 세탁·건조 일체형 제품 등 혁신적인 제품이 출시돼 젊은층들은 매장도 둘러보지 않고 LG와 삼성 가전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이날 홈디포 가전 구역에도 수많은 한국 제품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LG전자가 최근 야심차게 선보인 일체형 세탁건조기 '워시콤보'가 가장 돋보였다.
LG전자 미국법인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구매할 때 페어(짝)로 구매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라면서 "최근 좀 더 빠르고 편리하게 세탁하는 '얼티메이트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세탁 기능과 건조기가 하나의 본체에서 완료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들은 워시콤보가 세탁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주부터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한 워시콤보는 미국 시장에서 제일 잘 팔리는 드럼세탁기 베스트셀러 모델보다 더 잘나간다"면서 "판매 가격이 기존 드럼세탁기의 2배가 넘지만 판매량은 기대 이상"이라고 성과를 설명했다. 이 모델은 오는 3월 국내 출시 예정이다.
이날 냉장고 제품에서도 미국 시장을 겨냥한 한국산 제품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단독 섹션을 만들어 세련된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있는 젊은층 겨냥에 나섰다. LG전자는 위스키 소비량이 많다는 점을 착안해 런칭한 '크래프트 아이스' 기능과 문을 쾅 닫지 않게 자동으로 부드럽게 닫히는 '슬랩 레지스턴트' 기술 등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이날 홈디포를 찾은 한 소비자는 "LG전자가 생활 곳곳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월풀·GE '팬덤' 美시장 최대 장애물
향후 한국 가전업계의 북미 지역 사업 확대는 월풀과 GE에 대한 중·장년층의 팬덤이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LG전자 북미법인 관계자는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에 GE의 생활가전 사업부가 매각됐지만 미국인들은 여전히 GE를 미국 제품으로 본다"면서 "중·장년층 대상 인식 개선이 북미 사업의 중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탈탄소 흐름에 따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의 정책 변화가 워시콤보를 비롯한 LG전자 제품의 미국 내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LG전자 미국법인 관계자는 "히트펌프가 장착된 가전의 경우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나와 판매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세탁기와 건조기가 함께 있는 워시콤보는 기존에 없던 제품이어서 별도 심의 후 확정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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