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에 위치한 피앤오케미칼 음극재 코팅용 피치공장 전경. 피앤오케미칼 제공
피앤오케미칼 공주 공장에서 생산한 음극재 코팅용 피치. 권준호 기자
[공주(충남)=권준호 기자] “검토부터 개발까지 꼬박 5년이 걸렸습니다.”
지난 16일 충남 공주 피앤오케미칼 음극재 코팅용 피치 생산 공장. 피앤오케미칼이 국내 최초 국산화에 성공한 2차 전지용 음극재 코팅용 피치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음극재 코팅용 피치는 배터리 충방전 속도를 높이고 수명을 늘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는 수입 전량을 독일과 중국 등 해외에 의존했지만 이번 개발 덕분에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이상규 생산부장은 “2년 동안 사업성 등을 체크했고, 이후 꼬박 3년을 개발에 매달렸다”며 “처음에는 말 그대로 ‘맨 땅의 헤딩’이었다”고 회상했다.
음극재 소재 최초 국산화 성공
피앤오케미칼은 지난 2020년 7월 포스코퓨처엠이 51%, OCI홀딩스가 49%의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사다. 지난해 말 연산 1만5000t이 가능한 피치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준공 이후 국내 언론에 공장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용욱 피앤오케미칼 피치생산부 차장이 음극재 코팅용 피치 생산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피앤오케미칼 제공
이날 방문한 피치 생산공장은 총 5층으로 이뤄져 있었다. 공장 전반적으로는 제품 이동을 위한 파이프도 설치된 모습이다. 파이프 라인 주변에 있는 주요 설비(라인)에는 분산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했다.
피앤오케미칼은 이날 최소한의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었다. 박용욱 피앤오케미칼 피치생산부 차장은 “현재는 수요처에 대량으로 들어가는 단계가 아니라 시험생산 중이다”며 “다만 가동 계획은 매달 잡혀 있으며 (생산) 준비도 계속 하고 있어 확정이 되면 1~2일안에 공장을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공정은 크게 증류, 중합, 열처리 등 3가지다. 증류에서는 원료인 잔사유에 포함된 유분과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후 중합 과정에서는 저분자량의 방향족 성분을 고분자량의 화합물로 바꿔준다. 열처리 공정에서는 제품에 250도의 열을 쏴 남은 불순물을 제거한다.
증설 부지도 확보, "고객사 확대 집중"
1공장 앞에는 증설을 대비한 부지도 있었다. 이 공터에는 1공장(총 면적 3만2514㎡) 대비 생산능력 66% 이상 증가된 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게 피앤오케미칼의 설명이다. 단순 계산하면 음극재용 피치 2만5000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동률 피앤오케미칼 생산기술실장은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증설도 할 수 있다”고 했다.
피앤오케미칼은 현재 양산 전 고객사들로부터 품질인증 시험을 받고 있다. 올해 3·4분기까지 인증 시험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가장 큰 고객사는 포스코퓨처엠이다. 이 밖에도 여러 국내외 기업들과 ‘사전 마케팅’ 방식으로 접촉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입장에서는 원료·중간소재·제품생산에 이르는 ‘음극재 풀 밸류체인’을 완성한 셈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탄자니아 광권 투자를 통해 천연흑연을, 자회사 포스코MC머티리얼즈의 침상코크스 생산 등을 통해 인조흑연을 확보한 상태다.
피앤오케미칼은 가동률을 점차 늘려 내년 말에는 100%로 맞출 계획이다. 이 실장은 “그렇게 되면 글로벌 점유율은 18% 정도”라며 “최적의 조업조건을 정립하고 최상의 품질, 수율향상, 제조원가 절감을 통해 우수한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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