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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동일 오너, 최대주주인 재단에 자금지원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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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발표 주가 급등에 주식 고점 매각 '논란'
주가 하락하자 미뤄왔던 자사주 매입 나서

[파이낸셜뉴스]
창립 70주년을 앞둔 DI동일의 구태 경영이 도마위에 올랐다. 기업 재단에 지속적인 금전적 지원은 물론 재단이 기업 주식 매매를 원활하게 돕는 정황도 발견되고 있다. 더욱 문제는 이같은 지적에 당사자인 오너 일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18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I동일의 최대주주인 정헌재단은 지난 3년간 DI동일로부터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왔다. 2020년 자금대여를 시작한 이후 두배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DI동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 정현재단에 36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해줬다. 이후 2021년 전년 규액을 뛰어넘는 42억원을 추가로 대여해줬다. 이로 인해 대여금은 79억원까지 껑충뛰었다. 2022년에는 7684만원을 추가로 대여해주기도 했지만 11억3700만원을 회수해 75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줄어들기도 했다.

2023년에도 9374만원을 대여와 8790만원 회수를 통해 총 대여금은 76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대여 명목으로 진행된 지원으로 DI동일은 정헌재단에 2020년 35억원 대여를 시작으로 지난해 연말 76억원으로 불어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DI동일이 주식회사로 전체 주주의 것임을 고려하면 정헌재단에 지난 3년간 금전지원을 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정익 DI동일그룹 창업주의 뜻에 따라 1979년에 설립된 정헌재단은 현재 서민석 DI동일 이사회 의장이 이사장으로 있다.

서 의장은 2013년 이후로 정헌재단의 2대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DI동일과 정헌재단의 최고 의사결정이다. 이 때문에 오른쪽 호주머니에서 왼쪽 주머니로 옮기는 등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정헌재단에 대여금 회수를 위한 담보 확보 및 회수 노력에 대한 의의를 제기 등의 안건은 물론 감사인의 지적도 전혀 없었다.

이 뿐 아니다. 정헌재단의 주식 고점 매각 의혹도 있다. 지난해 10월 DI동일의 주가는 2만4000원대에서 같은해 11월24일까지 3만1000원까지 40% 넘게 급등했다. 이 기간 회사는 수년간 미뤄왔던 자사주 매입 35억원과 자사주 5프로를 소각했으며 DI동일에 대한 우호적인 증권사 리포트와 함께 2차 전지 사업에 대한 호재성 기사가 나왔다. 그러나 급등하던 주가는 돌연 하락세를 보이며 꺾이기 시작했다. 바로 주식시장에서 악재로 여겨지는 최대주주의 주식 매각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4일 정헌재단은 시간외 거래를 통해 33만1874주를 매각했다.
현재 2만4000원대를 기록중이다. 주가가 떨어지고 블락딜을 받아간 주체들의 매도도 원활해지지 못하자 정헌재단이 매각한 100억원과 같은 금액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지만 최대주주 매각 악재를 이겨내지고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석 DI동일 이사회 의장은 정헌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어 독립적 의사 결정이 불가능해 편법적 지원 등이 가능한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최대주주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대여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