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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은 뜨거운데... 조각투자 시장은 '냉랭'

IPO 시장은 뜨거운데... 조각투자 시장은 '냉랭'
서울옥션블루 앤디워홀 '달러사인' 사진=서울옥션블루 제공

[파이낸셜뉴스] 새해부터 흥행을 이어가는 IPO 시장과 달리 조각투자 시장은 냉랭한 분위기다.

국내 2호 투자계약증권(조각투자)으로 주목받은 서울옥션블루가 내놓은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8호)’는 청약이 미달됐고, 송아지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는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지난해 조각투자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개화가 기대됐지만 시장은 아직 준비가 덜 된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옥션블루가 미술품 조각투자 앱 ‘소투(STOWO)’를 통해 진행한 ‘달러 사인’의 청약 모집률은 87%로 집계됐다. 선배정으로 10%를 서울옥션블루가 직접 인수했지만 13%가 미달로 남았다.

지난 12일부터 일주일간 모집된 이번 투자계약증권은 주당 10만원, 총 7000주가 발행됐다. 전체 청약 규모는 7억원이다. 서울옥션블루는 미청약 물량을 모두 매입할 계획이다.

서울옥션블루 관계자는 “이번 공모는 청약증거금을 100% 납입한 사람만 청약할 수 있도록 방식을 취했고, 가상계좌를 이용한 청약보다는 절차가 더 필요했다“며 ”이런 이유로 청약 막바지에 신청이 대거 몰렸고, 청약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아지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의 운영사 스탁키퍼는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철회, 조각투자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 스탁키퍼는 지난해 12월 29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스탁키퍼는 오는 23~31일과 다음달 1~10일 두 차례에 걸쳐 가축투자계약증권을 공모할 계획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침체된 시장의 배경으로 제한된 유통시장을 꼽았다. IPO의 경우 공모 후 주식을 받아 유통시장에서 곧바로 매도할 수 있는 반면, 투자계약증권은 유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 심수빈 연구원은 “IPO의 경우 유통시장이 형성돼 있고, 상장하고 주식을 받았을 때 유통시장에서 매도에 따라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미술품이라고 가정하면 조각투자업체가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아 기초자산을 매각해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유통이 제한된 부분이 관심을 축소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의 깐깐한 심사도 과거 사례가 없는 조각투자업체에는 장벽으로 작용했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인 투게더아트는 지난해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금융감독원이 기초자산 매입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철회한 다음 4개월 만에 다시 증권신고서를 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조각투자 시장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조각투자 시장이 잘 됐지만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재개는 됐지만 투자자들이 흥미를 잃고 시장이 죽어버렸다”며 “이때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의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