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10대 미만 보유율 2배 급증
위치 추적 등 자녀케어 기능 초점
삼성, 중저가폰으로 학부모 공략
LGU+는 자녀 물려주기 캠페인
특화기능 앞세워 미래 고객 확보
"아이가 휴대폰 사달라고 노래를 불러서 키즈폰 알아봤는데.. 선택이 은근히 어렵네요" (직장인 A씨)
최근 새학기를 앞두고 휴대폰을 사달라는 아이들의 요구에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통신 3사에서 신학기를 맞아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수요를 겨냥해 키즈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23일 업계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만 10대 미만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지난 2018년 30.7%에서 2022년 57.8%로 4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요즘 학교에서 공지사항을 카카오톡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늘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아이들을 관리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어린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부모들이 가장 먼저 찾는 스마트폰은 키즈폰이다. 키즈폰은 아이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도 많고 위치 추적 등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하기 쉬운 기능들이 탑재돼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의 편의성보다는 부모의 자녀 관리에 좀 더 초점을 둔 제품이다. 게다가 보통 삼성전자 갤럭시 보급형 라인업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성능이 좋은 편은 아니다. 고사양 게임 등은 원활히 돌아가지 않다 보니 자녀의 스마트폰 과몰입을 우려하는 부모들에겐 제 격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녀들에게 '갤럭시는 안 좋은 폰'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이것이 10대들의 아이폰 선호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이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플래그십에서 썼던 기능을 중저가 라인업에서도 쓸 수 있도록 최대한 힘써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는 키즈폰이라고 따로 명명하지도 않고 통신사에서 중저가 라인업을 어떻게 키즈폰으로 포장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부모들도 이 같은 여론을 알고 갤럭시S24나 아이폰15 같은 플래그십(최고급) 모델을 사줄까 싶다가도 가격이 부담된다. 또 어린 아이가 휴대폰을 떨어뜨리거나 잃어버릴 위험이 큰 것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샤오미 같은 중국 스마트폰을 사주자니 아이가 놀림을 받을까 걱정된다. 당근마켓 같은 곳에서 두 세대 이상 지난 플래그십을 중고로 구입할까 싶다가도 제품 상태가 의문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돌고 돌아 키즈폰에 정착하는 경우도 있다.
통신 3사는 어린이 고객이 미래 잠재 고객이 될 것으로 보고 각종 캐릭터와 특화 기능을 앞세운 키즈폰을 선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LG유플러스는 키즈폰 성능에 아쉬움을 느낄 법한 아이들을 겨냥해 '갤럭시 패밀리 폰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갤럭시S24를 구매·개통한 고객이 기존 사용하던 플래그십 제품을 자녀 명의로 개통한 뒤 삼성전자 아동계정을 생성하면 배터리 교체 쿠폰을 제공 받는 형태다.
KT도 가족이 쓰던 단말기에 유심을 꽂아 이용하면서 KT 패밀리박스 앱에서 '가족폰 이어쓰기' 신청을 하면 12개월간 매달 데이터 2000MB를 추가로 준다.
업계 관계자는 "보호자와 함께 가입하는 어린이 고객 특성상 한 번 고객으로 유치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 고객이 되는 '락인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