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5일 제시한 '교통분야 3대 혁신 전략'은 전국 주요 도시를 '광역급행철도'로 연결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총 134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지자체 예산 분담은 물론 민간 자본까지 끌어와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사실상 예산 확보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기존 GTX-A·B·C 노선 역시 당초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다가 이후 민자 제안을 받아 일부 전환한 바 있다.
■지방에 광역급행철도 도입
수도권과 지방 간 교통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방 대도시권에 GTX와 같은 수준의 지방판 광역급행철도인 'x-TX'가 도입된다. 이를 통해 지방 대도시의 1시간 생활권이 열린다. 선도사업으로 대전~세종~충북을 잇는 광역철도를 광역급행철도(가칭 CTX)로 개선해 추진키로 했다. 정부대전청사와 세종청사, 충북도청, 청주국제공항 등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향후 충남을 거쳐 수도권(경부선 공용) 연결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민자적격성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특히 4차 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지방 광역철도 사업은 민간이 경제성을 높여 사업의향서를 제출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중 대구경북 신공항철도(대구~구미~신공항~의성)는 다음달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민간투자 유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부산·울산·경남, 호남권 등 지방도시에서 추진 가능한 신규 노선은 지자체·민간 건의를 받아 5차 철도망 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교통이 불편한 신도시를 중심으로 맞춤형 대책도 추진된다. 우선, 이른바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이 라인에 추가 차량 투입과 출근 시간대 광역버스 증편, 출발지·종점 다양화, 특정 시간대 올림픽대로 버스전용차로 단계적 도입 등이 추진된다. 2층 전기버스와 광역 수요응답형버스(DRT), 좌석 예약제 확대, 급행 버스 등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다. 철도 지하화 사업과 지하고속도로 사업도 본격화된다. 오는 12월까지 지자체가 제안한 사업 중 선도사업을 선정해 기본계획 수립에 나선다. 지하고속도로는 오는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착공된다. 수도권제1순환(서창~김포, 민자) 고속도로, 경부(용인~서울)고속도로, 경인(인천~서울) 고속도로가 대상이다.
■134조원 재원 확보 최대 관건
이번 '교통분야 3대 혁신 전략'에 따른 소요 예산은 134조원에 이른다. 사업별 투입 재원은 △GTX 38조6000억원 △지방 광역·도시철도 18조4000억원 △신도시 교통 개선 11조4000억원 △철도·도로 지하화 65조2000억원 등이다. 이중 국비는 30조원이고, 지방비 13조6000억원이다. 국·지방비를 포함해도 43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민간 재원은 약 1.7배 가량 많은 75조2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민간 참여 여부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 투자 유치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GTX 신설 노선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는 동시에 민자 제안도 함께 받을 계획이다. 또 GTX-A·B·C 연장 사업은 지자체 비용부담 사업에 대해 우선 검토하고, 그 외 광역·도시교통 사업은 국비-지방비 매칭으로 추진한다.
강명구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민자를 유치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조달한다는 방안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인구 감소 시대에 광역급행철도 사업들이 장기적으로 사업성이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65조2000억원에 달하는 철도·도로 지하화 사업은 별도 재정 투입 없이 상부 개발 이익을 활용하기로 했다.
사업시행자는 채권 발행 등으로 재원을 선 조달하게 되고 향후 상부 개발이익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구조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 재정과 함께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도로의 경우 요금 징수를 통해 민간의 수익성이 확보되지만, 철도는 요금을 통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건전 재정 기조 아래 민간 투자 유치와 지자체 협업 등을 적극 활용해 집중 투자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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