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
태영건설 워크아웃 업계 번질수도
PF대출·유동성 지원은 효과 약해
소비자에 유인책 줘야 시장 정상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행사의 자기자본 투입비율이 10% 이하인 국내 건설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25일 인천 계양구 경인여대에서 만난 서진형 신임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사진)은 최근 PF 부실사태는 국내 건설업계의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경우 시행사의 자기자본 투입비율이 30% 내외인 반면 우리나라는 10% 이하로 안정성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선진국의 경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개발 위주이지만, 우리나라는 주거용 부동산 개발에 집중돼 분양이 원활히 되지 않았을 때 타격이 오는 점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벌어진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융기관에서 브리지론을 통해 본PF로 연장하지 않거나 기존 PF를 연장하지 않고 채권회수를 하게 되면 모든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중소건설사들에서는 타격이 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PF 부실 문제 발생 시 대출을 남발한 금융기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금융기관에서도 대출을 시행할 때 사업에 대한 리스크 요인을 더 잘 분석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PF 부실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지난 10일 건설경기 활력 회복 수단으로 PF대출과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PF대출 보증 25조원을 공급하고 PF-ABCP의 대출 전환을 3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정부 대책으로 PF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악성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가 근본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악성 미분양에 대한 취득세와 양도세를 감면해 소비자에게 유인책을 줘야만 분양시장이 정상화된다"며 "결국 부동산 PF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PF 부실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위기,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인해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든 만큼 상반기까지는 안정 또는 하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하반기가 되면 미국 연준에서도 금리를 낮춰 국내 부동산도 우상향 기조로 갈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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