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하루 만에 12.13% 하락
시가총액 107조원 증발
실적 우려·판매량 둔화가 주가 끌어내려
증권가,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때
테슬라 로고.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떨어지는 칼날 잡아도 될까요?”
테슬라가 추락하고 있다. 하루 만에 주가는 12%가 넘게 빠졌고, 시가총액은 100조원 넘게 증발했다. 지난해 4·4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구체적인 기업 전망치(가이던스)를 밝히지 못하면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악재를 해소할 모멘텀이 없어 주가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성장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12.13% 하락한 182.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의 주가가 200달러 밑으로 내려온 건 지난해 10월 30일(197.36달러)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낙폭만 살펴보면 지난 2020년 9월 하루 21% 급락한 데 이후 최대치다.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이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하루에만 800억달러(약 107조원)가 증발하면서 5805억6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에게 밀려 9위로 밀렸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실적에 대한 우려다. 테슬라는 지난해 4·4분기 매출액으로 251억6700만달러(한화 약 33조5224억원)을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는 0.71달러(한화 약 946원)으로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키움증권 황현정 연구원은 “시장 수요 약화와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평균판매단가(ASP) 인하를 단행하면서 매출액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에 그쳤다”며 “원자재 가격, 정부 보조금 혜택 효과로 차량 생산 단가는 낮아졌지 사이버트럭 생산과 인공지능(AI) 연구 개발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지수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로 인한 믹스 악화로 평균 판매 단가(ASP)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올해 실적마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날 테슬라는 판매량 가이던스(기업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또 올해 전망에 대해 “올해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지난해 달성한 성장률 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을 연평균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38% 성장한 180만대로 연 초 목표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20%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때라는 조언이다. 단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만한 모멘텀이 없어 당분간 주가 하방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지수 연구원은 “최근 실적을 봤을 때 단기 실적 부진을 해소할 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차세대 플랫폼 기반 신모델 출시, AI 데이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옵티머스(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등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업 실적 개선과 신사업에 대한 모멘텀이 회복될 것으로 보여 주가 하락 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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