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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노조 "특별성과급 당장 달라"…계열사 확산 조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낸 현대차·기아
노조, 특별성과급 즉각 지급 요구
연말성과급과는 다른 격려금 성격
부품 계열사로 갈등 확산 전망

현대차·기아 노조 "특별성과급 당장 달라"…계열사 확산 조짐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사옥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기아 노조가 새해부터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며 노사갈등의 불씨가 번지고 있다. 특별성과급은 연말성과급과는 성격이 다른 별도의 포상이다. 그룹의 맏형격인 현대차·기아의 노조가 특별성과급 요구에 나서면서 다른 계열사들 노조로 확산될 조짐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29일자 소식지를 통해 "정의선 회장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양재동(본사) 경영진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특별성과급을 즉각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2022년에 이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 맞게 성과분배 쟁취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 노조는 기아뿐만 아니라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배당 규모가 대폭 확대되면서 올해 정의선 회장이 받는 배당금이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기아의 경우 주주배당금이 2022년 3500원에서 작년에는 5600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60%가 인상됐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 4개사로부터 정 회장이 이번에 받게 되는 배당금은 1500억원 수준이다. 다른 계열사 배당금을 합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 노조도 회사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현대차·기아는 연초 특별성과급을 지급해왔다. 2022년엔 격려금 명목으로 정규직 직원 1인당 400만원을, 지난해에는 600만원 규모의 특별성과급(현금 400만원 및 주식)을 줬다. 이는 별도의 추가 포상으로 매년 연말에 지급하는 성과급과는 성격이 다르다. 여기에 올해는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모두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들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특별성과급을 올려 달라고 회사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아는 매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조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가 강하게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여타 계열사까지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에는 현대모비스 노조가 현대차 보다 특별성과급이 적다며 서울 역삼동 본사 로비를 점거했고, 2022년엔 현대제철 노조가 사장실까지 점거하며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기도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