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청신호
EU, 조만간 조건부 승인 낼듯
아시아나 연내 1조5천억 유증
화물사업부 매각 등 잇따라
유럽노선 누가 가져갈지도 촉각
대한항공이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최대 난관인 유럽연합(EU)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항공업계에서 최소 3조원 규모의 머니무브(자금 대이동)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면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대한항공의 유럽노선 반납에 따른 저비용항공사(LCC) 매출 확대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항공산업의 대지각변동이 예상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조만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내릴 것으로 파악됐다. EC는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해 대한항공이 보유한 유럽 일부 노선을 반납하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매각하는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EC의 승인이 가장 큰 난관으로 꼽혔다. 비록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2월 중순 전에 EC의 승인을 얻어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합병 절차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했다. EC가 승인하면 미국과 일본만 남게 된다.
다만 EC의 사례가 있어 미국과 일본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도 일정부분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반납하는 등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한 추가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올해 상반기 중 미·일의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2월 중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발 항공업계의 자금이동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은 부채 1조원을 제외한 매각가가 5000억~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 등 국내 LCC를 중심으로 인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반납하는 인천발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4개 노선에 대한 슬롯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 티웨이항공은 유럽 매출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노선이 연간 기준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쟁당국들의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진행된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0% 이상을 확보하면 사실상 인수가 마무리된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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