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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유사도 성과급 시작"...GS칼텍스, 연봉의 40% 쐈다

[단독] "정유사도 성과급 시작"...GS칼텍스, 연봉의 40% 쐈다
[파이낸셜뉴스] GS칼텍스가 연봉의 40%를 지난해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기본급으로 환산하면 800% 수준으로, 실적 파티를 벌였던 2022년 대비 연봉 기준 10%p, 기본급 기준 200%p 줄어든 수치다.

1월 말 성과급 지급...연봉 40% 수준
5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GS칼텍스는 지난 1월 31일 전직원에게 연봉의 4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2022년 성과급 50%와 비교하면 10%p 줄었다. 2022년 GS칼텍스는 기본급의 1000%(연봉의 50%), SK이노베이션 800%, 에쓰오일 1500%, HD현대오일뱅크는 100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업계는 전년 대비 업황 부진으로 성과급 일부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실적 발표를 한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는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3%, 77.9% 줄었다. GS칼텍스는 아직 지난해 실적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상당 부분이 줄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약세와 제품 스프레드(제품가-원가) 축소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 제품에서 원유 구매, 시설비용 등을 포함해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뺀 것으로 마진이 오를수록 정유사들의 실적이 늘어나고 반대의 경우 줄어든다. 지난해 4·4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가격은 배럴당 평균 5.4달러로 전년 동기 6.4달러 대비 14.3% 떨어졌다.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은 4~5달러 대로 알려졌다.

GS칼텍스를 시작으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도 조만간 지난해 성과급을 확정 및 지급할 예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회계상 2023년이 끝나고 실적이 확정되면 성과급 규모도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정유사는 성과급을 실적에 연동하는 형태로 확정하고, 따로 노사 간 협상은 거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사 상당수, 전년 대비 성과급 감소할듯
업계는 상당수 정유사가 성과급을 전년 대비 낮춰 지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데다 올해도 좋지 않은 시황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4·4분기의 경우 정유부문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사업부별 실적 발표를 한 에쓰오일의 지난해 4·4분기 정유부문 영업손실은 2657억원에 달한다. 3·4분기 영업이익 6662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4분기 영업이익이 1조563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업계는 4·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 2일 열린 지난해 실적 설명회에서 "초겨울 날씨가 온화해 지난해 12월까지는 난방유 수요가 부진한 양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난방유 지표인 '히팅 디그리 데이스'가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20% 감소, 미국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난방유 수요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성과급 규모가 적다는 불만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보통 첫 주자가 내놓은 규모가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