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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보너스'에 울고 웃는 대기업들

'1월의 보너스'에 울고 웃는 대기업들
서울 시내 은행 ATM에서 시민이 현금 5만원권을 세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주요 기업들이 성과급 시즌을 맞은 가운데 지난해 경영 성적에 따라 '1월의 보너스'가 늘거나 줄어드는 희비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 1월 31일 전직원에게 연봉의 4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기본급 기준 800% 수준으로, 연봉의 50%(기본급의 1000%)를 지급한 2022년과 비교하면 10%p 줄었다. 2022년에는 GS칼텍스 외에도 SK이노베이션 800%, 에쓰오일 1500%, HD현대오일뱅크 1000% 등 정유사들이 높은 성과급을 책정했다.

업계는 전년 대비 업황 부진으로 올해 성과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실적 발표를 한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는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3%, 77.9% 줄었다. GS칼텍스는 아직 지난해 실적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수익성이 상당 부분 줄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약세와 제품 스프레드(제품가-원가) 축소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를 시작으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도 조만간 지난해 성과급을 확정 및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는 다른 정유사들도 성과급을 전년 대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성과급을 기본급 기준 평균 362%로 확정한 LG에너지솔루션은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일부 직원들은 사측에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는 29일까지 트럭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성과에 걸맞은 대우를 통해 함께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면서도 "이미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성과급 기준, 경쟁사 대비 처우 등 동일한 내용을 트럭집회를 통해 또 다시 요구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에선 생산 역량을 키워야 하는 시기에 과도한 성과급 요구로 미래 성장성 발목과 재무 부담 가중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효성그룹은 올해 사업부별로 월 기본급의 100~275% 성과급을 책정했다. 지난해 선방한 효성중공업은 구성원에게 월 기본급의 200~275%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효성중공업의 매출은 4조3005억원, 영업이익은 2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52%, 79.99% 증가해 효성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효성중공업 사업부 중 275% 지급률은 전력사업부에 책정됐다. 변압기 및 고압차단기 등을 제작하는 전력사업부는 지난해 지난해 유럽과 북미의 수요 증가로 대규모 해외 수주를 따냈다.
대형 플랜트부터 발전소까지 다양한 고객사에 펌프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효성굿스프링스 사업부는 250%, 전동기와 감속기, 발전기, 석유 화학 및 발전소용 제관물, 크레인 등을 제작하는 기전 사업부에는 225%가 지급됐다.

반면 지난해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티앤씨는 업황 부진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아쉬운 지급률을 보였다. 효성첨단소재는 150%, 효성화학은 100~125%, 효성티엔씨는 100~275%로 성과급 지급률이 달랐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