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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유통업계 또 다른 변수된 '날씨'...패션업계 겨울 장사 좌지우지

팍팍한 유통업계 또 다른 변수된 '날씨'...패션업계 겨울 장사 좌지우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인 지난해 11월 8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시민들이 겨울 옷을 고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들쭉날쭉한 날씨가 유통업계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 겨울 날씨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삼한사온(三寒四溫)'이란 말 대신 '11온10한'이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날씨 변동성이 커지면서 패션업계에서는 겨울 장사를 망쳤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반기는 곳도 있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여름 특수 상품으로 꼽히는 아이스컵과 음료 매출이 늘어나면서 또 다른 특수를 누리고 있다.

1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 아웃도어 매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5.4%로, 전년 같은 기간(18%)보다 12.6%포인트 떨어졌다. 극한 추위와 봄날씨 같은 따스한 날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아웃도어 매출이 예년만큼 크게 늘지 않은 것이다. '가장 따뜻한 날'과 '가장 추운 날'의 기온 차가 20.6도에 달했던 지난해 12월에는 이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아웃도어 매출 증가율은 2022년 12월에는 전년과 비교해 40.2%였지만, 지난해 12월에는 5.4%에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2022년 12월 매출 증가율은 51.4%에 달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1.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매출을 올리는 겨울 성수기에 '변동성 큰 날씨'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패션업계는 울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파가 계속되거나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등 날씨 변동성이 크지 않아야 옷이 잘 팔린다"며 "기온이 들쭉날쭉하면 한파가 몰아쳐도 '며칠만 참으면 따뜻해지겠지'라는 생각으로비싼 헤비 아우터에 지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팍팍한 유통업계 또 다른 변수된 '날씨'...패션업계 겨울 장사 좌지우지
W컨셉 인기 상품 '몰리올리 플리스 컬리 퍼재킷'. W컨셉 제공

초겨울 대표 상품인 무스탕이나 핸드메이드 코트, 재킷류 등 멋내기용 겨울 아우터가 한겨울에 두드러진 매출을 올리는 것도 '겨울 같지 않은' 올해 겨울 날씨 영향이다. W컨셉에서는 지난해 12월 무스탕을 비롯한 퍼(fur) 제품이 전년 대비 10% 더 많이 팔렸고, 겨울 초입이 대목인 핸드메이드 코트(40%), 재킷(35%) 매출도 크게 늘었다.

편의점업계는 여름 특수 상품이 겨울에도 잘 팔리면서 '따뜻한 겨울'을 반기는 분위기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도 올 1월 빙과류 매출이 전년 대비 74.3%, 지난해 12월에는 123.9% 증가했다. 여름에 불티나게 팔리는 컵얼음은 같은 기간 28.9%, 47.4% 늘었다.
빙과류와 얼음컵은 기온이 치솟는 한여름 효자상품인데, 겨울에도 못지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지난해 12월~올해 1월 사이 아이스크림 매출이 15.8% 늘었고, 자체브랜드(PB)인 겟(get) 커피 아이스는 19.7% 더 많이 팔렸다. GS25 관계자는 "전년 대비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여름 특수를 누리는 빙과류, 얼음컵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