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중동서 4조6천억 LNG선 수주
창립 이래 사상 최대 규모...9년만에 흑자전환 전망
HD한국조선해양, 3년 만에 흑자전환 성공
한화오션, 카타르 프로젝트 성사 여부 주목
삼성중공업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삼성중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조선업계 '빅3'가 연초 초대형 '수주 잭팟'을 잇달아 터뜨리면서 글로벌 고부가가치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삼성중공업은 중동에서 총 4조5716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5척 수주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오는 2028년 10월까지 17만4000㎥급 LNG운반선 15척을 건조, 순차적으로 인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계약은 삼성중공업 창립 이래 단일 수주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종전 최대였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프로젝트(지난해 7월 3조 9593억원)수주액을 반년 만에 갈아치우며, 빠르게 수주곳간을 채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의 상대방에 대해 '중동의 한 선사'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카타르의 LNG 운반선 발주 프로젝트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삼성중공업이 올들어 2월 현재까지 확보한 일감은 총 37억 달러(17척)다. 지난해 전체 신규 수주 실적(83억 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연초 무더기로 확보한 것이다. 더욱이 전체 수주 잔고 중 고부가가치선박인 LNG선이 90여 척에 달해,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조선업계의 17만4000㎥ LNG 운반선 평균 선가는 1년 전(2억4800만 달러)에 비해 6.9%오른 2억6500만 달러다. 수요 증가에 따라 선가도 함께 오른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실적 견인차도 LNG운반선이다. 업계에서는 2015년부터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흑자궤도로 올라선 것으로 보고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약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수주로 상당한 일감을 확보한 만큼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2년 인도한 20만㎥급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의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도 4년치의 일감을 확보하며, 3년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연결기준) 매출 21조2962억원, 영업이익 2823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23.1%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조선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11조9639억원(+32.3%), 현대미포조선은 4조391억원(+8.7%), 현대삼호중공업은 5조9587억원(+28.2%)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년대비 1604.5% 증가한 3017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카타르에너지와 5조원 규모(39억 달러)의 LNG운반선 17척 수주 계약을 따내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
수주 행진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연초 HD한국조선이 확보한 신규 수주일감은 총 46억5000만 달러(38척)로, 이미 연간 수주목표(135억 달러)의 34.4%를 채운 상태다.
지난해 영업적자 1956억원을 기록한 한화오션은 올해를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실적 반등에 총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도 금명간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로, 중국업체와 격차를 벌려나가면서 안정적 흑자궤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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