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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령은 빼주세요" 영화 '소풍' 86세 김영옥의 젊게 사는 법

영화 '소풍' 7일 개봉

 “최고령은 빼주세요" 영화 '소풍' 86세 김영옥의 젊게 사는 법
김영옥/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설 연휴를 앞두고 영화 ‘소풍’을 내놓은 배우 김영옥(86)은 현역 최고령 여배우다. 하지만 나이가 무색하게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부터 인기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킹더랜드’ ‘남남’ 그리고 예능 ‘진격의 할매’와 ‘뜨거운 싱어즈’까지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 윤여정(76)은 롤모델로 김영옥을 꼽기도 했다.

현역 최고령 배우로 살아남은 비결을 묻자 그는 일단 ‘최고령’이라는 수식어는 빼달라고 했다. 김영옥은 7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늙었지만 늙음을 늘 의식하며 살지 않는다”며 “뇌가 살아있는 한 영원히 안 늙는다”며 나이의 틀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부했다.

욕망에 솔직한 모습으로 으레 어르신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틀도 깼다. 그는 “때로는 욕심이 나서 (비싼) 반지도 사고 그러는데, 이 나이에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가도 나를 위해서 요런 거라고 해줘야지. 다 내가 나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사교적인 성격과 부지런히 움직이는 생활 태도를 언급하며 “젊은 시절부터 뭐든 넘치지 않게 했고, 건강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3, 4층에 살 때는 아예 엘리베이터를 안타고 계단을 오르내렸고 7층에 살 때도 걸어서 다니려고 노력했다. 결혼 후에는 거의 독박육아로 눈코뜰새 없었다. 짐승처럼 살았다”고 표현했다.

“어떻게 보면 그게 내 건강 비결이다. 주위에 보면 너무 꼼짝을 안한 사람이 폐암 걸리거나 너무 팔자 좋은 사람이 치매 걸리고 그러던데 나는 너무 바빠서 치매 걸릴 사이가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독주를 한 두잔씩 즐긴다는 그는 “술은 참 좋은 식품이다. 특히 향이 많이 안나는 고량주가 제일 좋다. 한 두 잔 먹으면 알딸딸해지는데 그러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늘 먼저 다가가는 특유의 친화력도 건강의 이유일 것이다. 그는 “나는 말이 많다”며 “친화력도 있어서 나문희도 내가 먼저 다가가서 친해져 지금은 가족보다 더 가깝다”고 했다.

'소풍'은 세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주지만, 노년의 고통과 죽음에 관해 묵직한 질문도 던진다.

최근 집에서 샤워를 하다 넘어져 꼼짝없이 드러누워 지냈다는 그는 "'소풍' 찍기 전에 이 경험을 했다면, 연기를 더 잘했을텐데"라며 "남의 손을 빌려야 할 정도로 꼼짝없이 누워 지낸 것도 처음이었다"고 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아프면) 돈도 가족도 소용없다.
내가 나를 다스릴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건강은 될 수 있는 한 스스로 챙겨야 한다. (가족이나 자식을 위해) 너무 나를 희생하지 말고, 오히려 건강을 유지하는 게 자식과 나를 위한 길이다.”
 “최고령은 빼주세요" 영화 '소풍' 86세 김영옥의 젊게 사는 법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고령은 빼주세요" 영화 '소풍' 86세 김영옥의 젊게 사는 법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