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하락폭이 깊어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가 6개월만에 10억원이상 하락하는 등 올해들어 강남권 아파트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고가 대비 하락폭이 큰 아파트는 강남3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들어 하락폭이 가장 큰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160.28㎡로 지난달 10일 52억원에 실거래돼 직전 최고가인 2023년 7월 65억원에 비해 13억원 떨어졌다. 지난해 압구정동 재건축 계획 발표로 치솟던 몸값이 제자리로 돌아간 셈이다.
이어 하락폭이 큰 아파트는 용산구 이촌동 LG한강자이 169.44㎡로 지난달 6일 34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해 8월 기록했던 최고가 46억원보다 11억5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강남구 일원동의 우성7차 84.06㎡도 지난달 17일 14억5000만원에 매매돼 직전 최고가인 2021년 9월 23억4500만원에 비해 9억원 가량 빠졌다.
또 지난해 3.3㎡당 5272만원으로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도 올해 1월 84.95㎡가 38억원에 실거래돼 하락폭이 컸다. 지난해 입주 직전인 7월 45억9000만원에 팔린 데 비하면 7억9000만원가량 낮은 금액이다.
이외 강남구 역삼동의 테헤란아이파크(92.62㎡),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3단지(100.31㎡),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130.73㎡)와 용산구 이촌동 동부센트레빌(100.8㎡) 등 서울 시내 주요 지역 대형 아파트도 올해들어 최고가 대비 6억~7억원 가량 떨어졌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3구 고가 아파트의 낙폭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실거래가 추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월별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10억4000만원대에서 올해 1월에는 10억원대로 내려갔고, 이달에는 현 기준 9억2000만원대 등으로 3개월 연속 내리믹길을 걷고 있다. 이달 매매가의 경우 전년동기 평균 거래금액 9억8000만원에 비해서도 6000만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경기 위축과 2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관망세를 부추기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라며 "다만 연초 발표된 광역교통망, 재건축 관련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일부 지역 중심으로 미래가치 상승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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