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말레이 배터리공장 방문
2025년 2공장 차질없이 진행 당부
전자·물산·엔지니어링·제일기획 등
현지 관계사 직원 만나 '깜짝 격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왼쪽 다섯번째)이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에서 현지 근무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새해 첫 글로벌 공식 행보로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현지 직원들에게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동남아 최대 유통매장을 찾아 현지 시장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 말고, 도전해야"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올해 첫 공식 해외 출장지로 스름반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장은 최윤호 사장 등 삼성SDI 경영진과 배터리 1공장 생산현장과 2공장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공장 점검 이후에는 삼성SDI 주재원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명절에 해외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로, 설 선물을 전달하고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1991년 설립된 스름반 공장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이다.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제조하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1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SDI는 향후 성장할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조7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2공장은 2025년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도 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전동공구, 전기차 시장 둔화 영향으로 경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의 발언은 배터리 시장의 단기적 정체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해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명절마다 해외 사업 점검 '정례화'
이 회장은 다음 날인 10일에는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찾았다.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헝이 2022년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매장을 찾아 전략 정보기술(IT) 제품의 소비자 반응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명절에도 묵묵히 헌신적으로 일하는 현지 직원들과의 간담회 자리도 마련했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삼성 관계사 주재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새해 덕담을 건네고 모든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도 촬영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직원은 "생각지도 못했던 깜짝 격려 덕분에 힘이 난다"며 "가족들도 자랑스러워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 관계사들은 말레이시아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동남아 최대 전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SDI는 2025년 2공장을 완공할 계획이고, 삼성SDS는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물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세계에서 두 번째(697m)로 높은 건축물 '메르데카118'을 완공하며 세계 1위 브루즈 할리파에 이어 초고층 빌딩 시공에서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
한편, 이 회장은 매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과 시장을 직접 점검하며 경영 구상을 해왔다. 작년 추석에는 △이스라엘(삼성전자 R&D센터) △이집트(삼성전자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삼성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찾았다. 2022년 추석에는 △멕시코(삼성전자 가전 공장·엔지니어링 정유 공장 건설현장) △파나마(삼성전자 판매법인) 현장을 찾았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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