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O 디지털 통신 현황 보고서
韓 6만1000원… 美 13만원 육박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1인당 명목적 통신비 수준이 미국, 일본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1인당 통신비에 비해 2배 이상 낮다. 반면 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한국이 가장 높고, 무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미국보다 낮고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美, 인당 통신비 韓의 2배
12일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가 발간한 '2024 디지털 통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통신비는 2008년(약 3만9100원)부터 꾸준히 상승, 지난해 약 6만1000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5세대(5G) 이동통신 활성화, 통신시장 성장 수준 등의 측면에서 주요 비교국인 미국, 일본에 비해선 낮다. ETNO가 애널리시스 메이슨 등 시장조사기관을 인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추이는 수년간 유지돼 왔다.
미국의 경우 2008년 1인당 통신비가 8만원에 육박한 후 2015년 1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가계통신비는 13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의 가계통신비는 2008년 약 5만1300원, 2015년 약 6만7500원, 지난해 약 7만8900원으로 한국과는 1만원 이상 가계통신비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한국보다 1만2000원 비싼 가계통신비 격차는 지난해 1만8000원까지 벌어졌을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이는 명목적인 수치로, 각국·지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의 GDP 대비 통신비 비중은 비교국 중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차지했다.
이외 2022년 미국과 일본의 주요 통신사의 1인당 설비투자(CAPEX) 수준은 각각 약 34만원, 38만원으로, 국내 통신사의 인당 CAPEX 대비 20만원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5G 보편화에 애를 먹고 있는 유럽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만원대의 가계통신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의 5G 보급률은 80% 정도로 전망되는데, 이는 같은 기간 한국과 미국(98%), 일본(94%), 중국(89%)에 비해 현저히 낮다. 시장에서 정부 주도 성장 및 규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가계통신비가 2만원대를 돌파했다.
■월 데이터 소비량 韓 1위
반면 2022년 기준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소비량은 한국이 17.5GB로, 주요 비교국 중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일본(16.22GB), 미국(15.61GB), 중국(15.24GB), 유럽(14.18GB) 순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국내 GB당 평균 소비량은 1.66유로(약 2390원)로, 미국(약 4600원)과 일본(약 2990원)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MNO 사업자들의 핵심 사업지표인 무선 ARPU는 한국이 2022년 3만8000원으로, 미국(약 6만1100원)보다 낮고 일본(약 3만7200원)보다 높았다. 국내 통신업계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5G 시장 및 점유율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올해 무선 ARPU 수치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