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봇공학 교육트랙' 운영
합격자는 등록금 및 학비보조금 지원
석사 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 DX부문 입사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컴패니언 로봇 '볼리'.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서울대와 손잡고 로봇인재 양성에 나선다. 석사 학위를 따면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는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우수인력을 선점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로봇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미래 먹거리 '로봇' 인재 선점 사활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서울대 대학원 신입생·재학생을 대상으로 '로봇공학 교육트랙(SSRT)'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류 접수,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또는 소프트웨어(SW) 역량테스트, 면접 등을 거쳐 합격자를 최종 선발한다. 합격자는 산학장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등록금, 학비보조금 등을 지원받는다. 해외 로봇 학술대회나 전시회 참관도 가능하다. 방학 중 삼성전자 현장실습 기회도 제공받는다. 석사 학위를 취득할 경우 추가 전형 없이 삼성리서치, 생산기술연구소, 로봇사업팀 등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입사가 보장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로봇산업 우수 인력을 키우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이어 서울대에도 트랙을 개설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주요 대학에 해당 과정을 신설한 건 로봇 사업의 폭발적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전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20년 250억달러(약 33조2000억원)에서 2030년 2600억달러(약 345조3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미래 신산업인 로봇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1호를 만든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해 지분 14.83%를 확보했다. 보유 지분율을 59.94%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도 맺은 상태다. 삼성전자가 오는 2029년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로봇 상용화로 전문 인력 대거 투자
삼성전자는 로봇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집사 로봇 '볼리'를 공개했고,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봇핏'의 기업과소비자간(B2C) 판매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민거리는 로봇 연구를 담당할 국내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학·대학원에서 배출되는 인력 규모가 로봇 시장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한국의 지능형로봇 산업에서 부족한 기술인력은 1302명으로 실 수요보다 3.6% 적었다. 국내 지능형 로봇 산업 인력은 3만4849명 수준으로, 2031년에는 5만711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의 기술 발전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로봇 상용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며 "로봇 산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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