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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끊겨 세상과 단절됐지만…우리에게 온 선물같은 하루 [Guideposts]

정전 덕분에 사브라 시안카넬리 에디터
폭설로 모든 것이 멈춰버린 날
집안 조명도 휴대폰도 '먹통'
남편과 아이들은 하나둘씩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게임을 하고
숲을 걸으며 사슴 흔적도 찾았다
가족과 다같이 보내게 된 하루
예상치 못한 재충전의 시간이었다

전기가 끊겨 세상과 단절됐지만…우리에게 온 선물같은 하루 [Guideposts]
기상 악화와 정전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그날, 사브라 시안카넬리 가족은 집 안에서 게임을 하고 집 근처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냈다. 정전 덕분에 바깥 세상과 단절된 채 시작된 그날은 '온 가족이 다 같이 보낸 하루'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을 선사했다.
눈을 떴을 때 주위가 깜깜했다. 침대에 누운 채 앞으로 펼쳐질 분주한 하루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결국 몸을 일으켜 조명 스위치를 탁 하고 켰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화를 확인해 보았다. 와이파이도, 데이터도 먹통이었다. 들쭉날쭉한 휴대폰 서비스로는 단전 알림이나 휴교를 알리는 이메일이 왔다는 걸 알 길이 없었다.

스웨터를 움켜쥐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손전등과 성냥을 찾아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커피 내릴 물을 끓였다. 눈이 내린 탓에 창이 흐릿해져 일출이 잘 보이지 않았다. 쌓인 눈이 7번 도로를 덮쳤다.

나의 업무 회의와 마감은 물론 아들들의 수업과 시험, 남편의 계획도 미뤄졌다.

'하나님, 왜 하필 오늘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감사하게도 장작 난로는 아직 건재했다. 심호흡하며 생각했다.

'필요한 건 다 가졌다고 생각해.'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며 강아지를 꼭 끌어안았지만 집 안이 조용했다. 남편과 아들들이 한 명씩 아래층으로 내려와서는 악화된 기상 상황을 불평했다.

빛이 들어오도록 커튼을 열고 식탁에 모여서 시리얼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 남편은 솔리테어(1인용 카드 게임)를 했다. 곧이어 아들들이 아빠와 함께 카드로 집짓기 게임을 했다. 가까스로 3층까지 올렸지만, 고양이가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고 왔다가 쓰러뜨려 버렸다. 우리는 스크래블(단어를 짜맞추는 보드게임)을 한 판 하고, 눈 오는 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점심 메뉴를 먹었다. 치즈를 넣어서 구운 샌드위치와 토마토 수프였다.

우리는 집 뒤편 숲을 한참 동안 산책했다. 개울을 따라 쌓인 눈 속을 터벅터벅 걸었다. 사슴이 남긴 흔적을 찾고 큼지막한 솜털처럼 내리는 눈을 맞으며 놀았다. 돌아왔을 땐 집 안의 모든 시계가 깜박이고 있었다. 모든 게 평소처럼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저녁을 짓기 시작했다.
사실 평소보다 훨씬 좋았다.

정전 덕분에 바깥 세상과 단절된 채 시작된 하루는 핫초코와 전력 복구로 마무리됐다. 다 같이 보내는 하루라는 예상치 못한 선물로 재충전한 날이었다.

Power Restored

I woke to darkness and lay in bed going over the busy day ahead of me. Finally I got up and flicked on the light switch-nothing happened. I checked my phone. No Wi-Fi, no data. With our spotty cell service, there was no way of knowing if we had received outage alerts or school cancellation emails.

 
I grabbed a sweater and went downstairs, found a flashlight and a match to light the gas stove, then boiled water to brew coffee. Out the window, the falling snow obscured the sunrise. Snowdrifts covered the road.7
 
My work meetings and deadlines, my sons' classes and tests, my husband's plans-everything would have to wait. God, why did this happen today of all days-I asked. Thankfully, the woodstove was still going strong. I took a deep breath and thought, I suppose we have everything we need.

 
The house was quiet as I sipped my coffee and cuddled our dog. One by one, my husband and sons came downstairs and groaned at the turn the day had taken.

 
I opened the curtains to let in light. We gathered at the table and had cereal. After breakfast, my husband played a game of solitaire. Then my sons joined him in building a house of cards that reached three levels…until our cat jumped up to investigate and knocked it down. We played a round of Scrabble and had my favorite snow day lunch: grilled cheese and tomato soup.

 
We took a long walk in the woods behind our house, trudging through the drifts along the stream. We spotted deer tracks and played in the snow that was coming down in big fluffy flakes. When we returned, all the clocks in the house were blinking. I started to make dinner, happy to have things back to normal-even better than normal.

 
A day that began without electricity, cut off from the rest of the world, ended with hot chocolate and power restored. Recharged by the unexpected gift of a day together.

글·사진=가이드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