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푸디버스 대표. 푸디버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축산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고, 시장 참여자들의 가치를 올리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이호준 푸디버스 공동대표(
사진)는 18일 "다른 기업들과 경쟁을 해 이기기보다는 파트너십을 맺고 같이 시장 파이를 키워가는 하나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푸디버스는 10년 이상 축산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서 쌓은 글로벌 축산 시장 거래 데이터와 B2B 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비프 솔루션 플랫폼 기업이다. 강원호 공동대표가 설립한 호림미트가 전신으로 지난해 '연결과 혁신을 통해 더 맛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은 푸디버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푸디버스의 사업은 소고기를 중심으로 국내 육류 B2B 시장에 글로벌 소싱을 담당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이 회사는 미국, 호주 등 현지로부터 글로벌 브랜드 원육을 직접 소싱하는 '직코드'를 보유해 유명 브랜드 원육을 직접 수입하고 있다.
특히 10여년간 축산업에 종사하며 방대한 글로벌 축산물 데이터, 국내 수요 예측 데이터 등을 축적해 가격 변동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으로 원육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덕분에 거래처에 가격 변동이나, 큰 품질 격차 없이 원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호림미트 때부터 시작해 국가별 원육 생산 및 수출량, 소비량, 글로벌 거래 가격 등 축산 시장과 관련한 데이터를 많이 수집하고 쌓았다"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식품사 등에 원육을 공급하고 현재 거래하고 있는 업체는 약 700개사, 누적 거래처는 1만2000개사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푸디버스는 그간 B2B 전문으로 사업을 해왔지만, 2022년 PwC컨설팅과 밀키트 스타트업에서 가정간편식(HMR) 기획, 연구개발(R&D), 디자인 및 브랜딩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은 이 대표가 합류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푸디버스 자체 브랜드로 다양한 원육을 활용한 HMR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B2B에서 B2C로 사업을 확장한 것은 외생변수를 내생변수화 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원물 가격은 변동성이 있지만, 원물을 활용해 B2C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면 가격 변동성을 최대한 제어할 수 있고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플랫폼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폐쇄적 비즈니스 성격을 띠는 기존 축산 거래의 관행을 개선해 '마장동의 선진화'를 이끌겠다는 목표에서다. 이를 위해 푸디버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B2B 축산 거래 플랫폼 '믿소'의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다음 달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플랫폼에선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견적 생성 및 확인, 발주, 선적 관리의 자동화 기능도 갖췄다. 또한 별도 회계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영세 기업을 위해 세금계산서 발행 및 관리, 거래처별 손익 분석, 거래명세서 생성 및 전송 등을 담은 ERP 시스템도 지원한다. 플랫폼 안에서 원육 수입 및 대형 유통사 등 공급자와 프랜차이즈, 대형 식당, 중소형 유통사 등 구매자는 각각 파트너를 찾고, 최적의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축산물 B2B 거래는 한정된 거래처 내에서 판매와 구매가 이뤄지고, 다양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푸디버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오픈된 환경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날 수 있고, 구매자 입장에선 단가 경쟁력과 다양한 공급원 확보할 수 있고 판매자 입장에선 판매처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인 판매 구매를 할 때 좀 더 효율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타테스트 시작 약 3개월 만에 플랫폼 내에서 80억원 규모의 거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해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101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흑자전환을 하고 영업이익률 5%를 달성했다.
푸디버스의 올해 목표는 매출 1500억원, 영업이익률 7%다.
특히 회사는 B2C 사업과 함께 '믿소' 플랫폼이 정식으로 출시되면 매출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B2B에서 나오는 매출이 대부분이지만, 올해 매출 비중은 B2B 50%, B2C 20%, 플랫폼 30%가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론 플랫폼 매출 비중이 5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축산 유통 회사가 플랫폼 사업도 하는 게 아닌 플랫폼 회사가 축산 유통도 한다는 정체성을 가진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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