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명화와 함께하는 첼로 콘서트… 마음에 울림되기를"

첼리스트이자 강연가 배유미씨
기관·기업으로 '찾아가는 공연'
클래식 연주에 미술감상 곁들여
참석자들에게 소통과 힐링 선물

"명화와 함께하는 첼로 콘서트… 마음에 울림되기를"

"첼로 인문학 토크콘서트가 모두에게 선물상자처럼 여겨지길 바랍니다. 음악과 그림, 소통을 통해 치유를 얻고, 일과 개인의 삶에서 주인의식을 회복하는 경험을 누려보세요. 이처럼 힐링과 성장의 순간들이 모이면 더 밝은 사회가 만들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첼리스트이자 기업 강연가로 활약하는 배유미씨(36·사진)의 소망은 구체적이면서 소박하다. 연주가가 직접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클래식 문턱을 낮추고 있는 그의 목표는 '소통과 힐링'이다. 첼로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자기 대화를 회복하면, 그 치유의 힘이 조직 구성원 간, 나아가 사회 전체로 확대될 거라 믿는다고 했다.

배씨가 지금 형태의 강연을 시작한 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6월이었다. 그간 여러 공공기관 및 중소기업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주제와 구성을 발전시켰다. 주요 강연은 △첼로로 듣는 5가지 감정의 색채(힐링) △바흐의 선율, 생명이 되다(음악감상) △리더 아닌 리더의 덕목: 모차르트가 뭐가 대단해(리더십 강화) △소통에 목마른 연주자의 외침, '내 소리를 들어줘'(소통과 협업) 등 4가지로, 각각 1시간에서 1시간40분가량 소요된다.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힐링'이다. 음악과 더불어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첼로로 듣는 5가지 감정의 색채' 수업은 현악기라는 도구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게 돕는다. 강의·해설 비중은 40% 정도다. 첼로의 주재료와 구조, 부속품 등을 살펴본 뒤, 첼로 독주와 더불어 고흐·샤갈·르누아르·뭉크의 명작을 감상한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인간의 희로애락이 표현되는 과정과 심리적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배씨는 "클래식 공연은 많이 봤어도 첼로를 가까이에서, 제대로 본 적은 없는 분들이 많아 매우 흥미로워한다"고 말했다.

"명화와 함께하는 첼로 콘서트… 마음에 울림되기를"
첼리스트 배유미

강연에서는 첼로를 의인화해 설명한다. 참여자가 악기를 섬세하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연의 주인공은 첼로나 음악, 그림이 아닌 참여자 본인이다. 첼로와 소통하면서 느끼는 신체적 감각, 인문학적 이해, 자연스레 떠오르는 생각들에 집중하며 내면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충전할 수 있다.

기업의 업종과 참석자들의 성향에 따라 각 프로그램 과정을 서로 섞기도 하고, 나누기도 한다. 음악 역시 첼로 독주가 아닌 현악 4중주를 들려줄 때도 있다. 이 경우엔 배씨와 클래식계 동료들이 꾸린 앙상블 '콰르텟 숨(SOOM)'이 함께한다. 배씨는 "첼로 강연을 통해 좋은 연주였다는 평보다는 '나의 주변을 더 살피고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의 울림을 나누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시각과 체험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유미씨는 숙명여대 학사, 미국 보스턴대 석·박사를 졸업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인 연주가로 활동하며 예술의전당, 금호아트홀, 세종문화회관 등 많은 무대에서 독주 및 앙상블 연주를 선보였다. 현재 숙명여대 및 소속 음악영재교육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