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특성 맞게 환경등급 조정
토지이용 규제 신설 원칙적 금지
7월부터 농지 수직농장 설치 허용
농촌 체류 임시 거주시설도 도입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열세 번째, 다시 대한민국! 울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의 토지규제 개선방안에 대한 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대대적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농지규제 완화에 나서 산업·연구·물류단지 등 지방권 기업 투자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린벨트규제와 농지규제 등 개발사업 양대 '대못 규제'가 풀리면서 지역 투자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다만 개발이익을 우선으로 한 무분별한 그린벨트 해제는 자칫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수도권 그린벨트 확 푼다
국토교통부가 21일 발표한 '개발제한구역 규제혁신방안'에 따르면 비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주도사업 외에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추진하는 지역전략사업도 그린벨트 해제가능 총량 감소 없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게 된다. 그린벨트 해제가능 총량은 지자체가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총면적을 말한다. 그동안 지자체장들은 그린벨트 해제 총량 제외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전국 그린벨트는 1971년부터 1977년까지 국토면적의 5.4%인 총 5397㎢ 가 지정됐다. 이후 1990년대 말 이후 국민임대주택 공급 등 지역 현안사업 추진을 위해 본격적으로 해제되면서 현재 수도권 등 7대 광역도시권역 내 국토면적의 3.8%인 3793㎢ 가 존치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추진되는 지역전략사업은 국무회의 등 심의를 통해 지역별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전략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은 그린벨트 해제 신청부터 사전협의 및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까지 1년 내 완료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에서 그린벨트 해제가 원칙적으로 불허되던 환경평가 1·2등급지는 국가산단,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등 국가·지역전략사업을 추진할 경우 그린벨트 해제가 가능해진다. 다만 환경가치 보전을 위해 해제되는 1·2등급지 면적만큼의 대체부지를 신규 그린벨트로 지정해야 한다.
20년간 경직적으로 운영하던 환경등급 평가체계도 합리적으로 개선된다. 현재는 6개 환경평가지표 중 1개만 1~2등급이라도 전부 해제가 불가능하도록 운영 중이지만 앞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게 환경등급을 조정해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연구·검토하기로 했다.
■농지·자투리땅 이용규제 대폭 완화
토지이용규제기본법에 등록된 336개 규제는 일몰제를 도입해 정기적으로 존속 여부를 결정하고, 불필요한 규제가 다수 중첩된 경우 신속하게 일괄 해제할 수 있도록 통합 심의절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새로운 규제 신설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계획관리지역 중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확보된 개발진흥지구의 경우 공장 건폐율이 현행 40%에서 70%까지 완화된다. 생산관리지역에서 환경오염 우려가 적은 경우에는 소규모(300㎡ 미만) 카페 등 휴게음식점 설치가 허용한다. 녹지·관리지역에 대안학교 설치가 가능해지고, 도로에서 50m를 이격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계획관리지역의 숙박시설 입지 규제는 폐지된다.
이와 함께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이용 규제 합리화'를 골자로 한 '청년이 찾는 활력 있는 농촌조성 방안'을 추진한다.
우선 생산공정 자동화로 작물 생산량과 품질을 향상하는 차세대 식물생산 시스템인 수직농장은 오는 7월부터 농지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설치가 가능해진다.
농지 활용도가 떨어지는 자투리 농지는 단계적으로 해제키로 했다. 자투리 농지는 농업진흥지역을 도로·택지·산단 등으로 개발한 이후 남은 농지다. 현재 전국에 총 2만1000㏊로 추정된다.
아울러 도시민이나 주말체험영농인 등이 농촌지역에 체류할 수 있는 임시거주시설인 '농촌 체류형 쉼터'가 새롭게 도입된다.
다만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와 농지 규제 완화에 대한 난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지방소멸이 가시화되는 등 그린벨트 제도가 만들어질 당시 대비상황이 다른 만큼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그러나 주택 건설 등 개발이익을 우선으로 무분별하게 그린벨트 해제를 주장하면 안 되고 핵심산업 육성이라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이창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