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따라 골라요... 올봄 꽃축제 명소
매화에 푹빠진 당신, 광양·양산 둘 다 '굿'
산수유 기다린 당신, 단연코 원픽은 구례
벚꽃처럼 예쁜 당신, 진해·하동으로 출발
전남 광양 매화마을 광양시 제공
차갑고 긴 겨울 동안 잠자던 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겨울의 기세가 여전하지만 봄의 전령인 꽃들도 저마다 봉오리를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기품이 넘치는 매화와 산뜻한 기운의 산수유꽃, 3~4월에 만개하는 화려한 벚꽃까지. 밝고 환한 외양으로 보는 이들에게 활력을 주는 꽃들은 봄이 주는 선물이자 희망이다. 오는 3월 초부터는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봄꽃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자연이 주최하는 올해 꽃잔치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보자.
매화가 피니, 봄이 왔네
대한민국 봄 축제의 서막을 여는 '광양매화축제'가 내달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해마다 봄이 되면 섬진강변과 청매실농원 중심으로 19만8000㎡(약 6만평) 규모의 매화 군락이 환상적인 장관을 이룬다. 이를 보기 위해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축제 현장을 찾는다. '광양 매화, K-문화를 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는 K문화의 원조로 평가받는 사군자 테마관도 운영한다. 또 매화 팜파티를 즐기는 1박2일 프로그램, 매실 하이볼 체험, 섬진강 맨발(얼음길) 걷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올해부터는 안전하고 쾌적한 축제장 마련을 위해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고, 5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는 전액 지역상품권으로 환급된다. 매화축제와 더불어 둘러볼 만한 광양의 대표 관광지로는 광양 제1경에 꼽히는 백운산 4대 계곡(성불·동곡·어치·금천)을 비롯해 백운산 자연휴양림, 섬진강 망덕포구, 옥룡사지 동백나무숲, 구봉산 전망대, 광양읍수와 이팝나무 등이 있다.
전남 광양 청매실농원 매화. 사진=지엔씨21
산수유꽃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룬 전남 구례 산동면 일대 한국관광공사 제공
봄 향기 가득, 산수유꽃
'구례산수유꽃축제'는 3월 9~17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온천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가수 박서진·요요미·진시몬 등이 꾸미는 축하공연을 비롯해 산수유 열매까기대회, 워크온 산수유꽃길 걷기 행사 등이 펼쳐진다. 총 5코스(12.4㎞)로 조성된 구례 산수유길은 축제 기간 산수유의 화려함과 향으로 눈과 코를 즐겁게 한다.
그중 영원한 사랑을 뜻하는 산수유의 꽃말을 담은 사랑길은 산수유꽃축제 무대를 지나 원좌마을과 상관마을까지 둘러볼 수 있는 3.1㎞ 구간 탐방 코스다. 걷는 내내 소박한 산골마을 풍경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산수유 군락지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산수유길 중 꽃담길은 평촌마을에서 대양마을로 이어지는 2.8㎞ 구간이다. 노랗게 만개한 산수유꽃과 지리산에서 산수유마을로 흘러온 물줄기가 만나 빚어내는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다. 높은 지대에서 산수유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산수유 사랑공원'과 산수유 관련 전시·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산수유 문학관'도 만나볼 수 있다.
산수유꽃. 사진=지엔씨21
구례에서는 천년고찰 화엄사의 명물이자 400년 넘게 핀 홍매화, 섬진강 길을 따라 하얗게 핀 벚꽃길도 유명하다. 또 산동면 개척마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나무(시목)로 알려진 '할머니 나무'가 있다. 약 1000년 전 중국 산동성의 한 처녀가 구례 산동으로 시집을 오면서 고향을 잊지 않기 위해 산수유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높이 7m, 나무둘레 4.8m로 지난 2001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경남 꽃대궐, 양산과 하동
경남 양산의 '원동매화축제'는 3월 9~17일 주말장터 일원 및 쌍포매실다목적광장에서 열린다. 낙동강변 기찻길을 따라 피어난 매화를 배경으로 축하공연, 전시·체험 프로그램, 먹거리장터 등이 펼쳐진다. 행사장에서는 양산 특산물인 원동매실로 만든 음료와 막걸리, 장아찌도 맛볼 수 있다. 양산은 봄꽃 명소를 여럿 가지고 있다. 양산시 하북면에 위치한 통도사의 홍매화, 활짝 핀 벚꽃이 분홍빛 물결을 이루는 황산로,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하는 양산천 둔치와 황산공원이 대표적이다.
경남 하동에서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십리벚꽃길'이 잘 알려져 있다.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길을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손을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 한다는 설이 있어 '혼례길'이라고도 불린다. 화개면 청년회가 주관하는 '화개장터벚꽃축제'는 오는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화개 그린나래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벚꽃 명소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경남 진해 여좌천. 사진=지엔씨21
벚꽃여행 1번지, 진해군항제
봄꽃 여행지로 경남 진해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952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면서 추모제를 이어온 진해는 벚꽃이 만발하는 3월에 군항제를 개최해 벚꽃 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올해 군항제는 3월 23일부터 4월 1일까지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 및 진해루 일원에서 열린다.
벚꽃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지역 내 포토스팟이 여러 군데다. 창원 쪽에서 마진터널을 지나면서부터 시작되는 벚꽃터널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또 창원-진해 간 안민도로는 5.6㎞나 되는 벚꽃길이다. 진해에 들어서 진해여고까지 이어지는 여좌천 일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벚꽃세상이 펼쳐진다. 양쪽으로 늘어선 벚나무가 하늘을 덮을 듯이 가지를 내뻗고, 그 위로 벚꽃이 눈부시게 빛난다. 진해 한가운데 위치한 제황산공원은 고개를 숙이면 개나리, 고개를 들면 눈송이 같은 벚꽃이 흩날려 다채로운 꽃 향기를 뿜어낸다.
유채꽃밭에 둘러싸인 경주 첨성대.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상권에서는 경주와 울산도 봄꽃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경주 황룡원과 대릉원 돌담길, 보문단지, 동궁과 월지, 불국사 등은 벚꽃 명소로, 첨성대는 유채꽃이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울산에서는 벚꽃 개최 시기에 맞춰 삼호동 무거생태하천에서 '궁거랑 벚꽃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무거천을 따라 조성된 2.5㎞ 구간 벚꽃길에는 400여그루의 벚나무가 늘어서 장관을 연출한다. 또 울산 내 계절의 변화를 즐길만한 명소로는 태화강 둔치와 십리대숲을 정비해 친환경 휴식 공간으로 탄생시킨 '태화강 국가정원', 숲 그늘과 기암괴석 해변을 낀 '대왕암공원' 등이 꼽힌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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