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에 협력업체 앉아서 손실만 떠 안아
공사 재개 여부 '오리무중'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시스
카카오가 건립 추진중인 서울아레나 공사가 돌연 중단됐다. 이에 협력업체들은 공사 시작을 위해 구입한 자재와 인력을 선투입해 수 억원대 손실을 떠안으며 발만 동동이고 있다. 협력업체 뿐 아니라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23일 서울시와 카카오, 중소건설업체에 따르면 카카오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서울 도봉구 창동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공사가 최근 중단됐다.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은 동북권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 연면적 11만9096㎡ 부지에 건립된다. 음악 전문 공연장(1만8269석)과 중형 공연장(2010석), 대중음악 지원 시설 등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3600억원 규모며, 민간투자로 진행된다. 시에서 땅을 선제공하고 민간사업자가 사업비를 투자한 뒤에 30년 동안 관리하는 방식이다.
앞서 시는 2019년 사업 시행자로 카카오가 출자한 업체를 지정한 이후 2022년 4월 카카오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고 금리가 인상되며 사업이 수차례 지연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실시 계획을 승인하며 사업은 다시 활력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서울아레나 착공식이 카카오의 요청으로 돌연 연기됐다. 당시 카카오는 서울 아레나 건립 예상 비용이 크게 증가해 비용을 재산정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친 이후 착공식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11월 말 공사가 시작됐기에 준공계획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 전했다.
그럼에도 서울아레나 공사는 또다시 중단사태를 맞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책임지는 카카오의 담당 임원이 직무정지 상태"라며 "이로 인해 서울아레나 사업에 대한 향후 계획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담당 임원은 카카오 내부의 건설비리 폭로로 인한 내부 감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2027년 3월까지 준공을 완료하지 못하면 카카오가 서울시에 상당한 지체상금을 물도록 조건을 달아놨다"며 우회적으로 카카오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서울아레나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불똥은 시공사와 중소 건설사로 튀고 있다.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한화건설도 카카오의 공사중단 요청으로 나날이 재무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아레나 사업에는 한화건설 외에도 중소형 건설사 7여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한 전문건설회사 관계자는 "공사 중단이 3개월로 길어지면서 매달 손실을 떠 안고 있다"며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도 알수 없어 손실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창동역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아레나 건립부지와 인접한 단지인 동아청솔 전용84는 지난 2일 8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달 거래가격인 8억8000만원에 비해 4000만원이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7억3500만원에 팔렸던 창동 동아 전용88은 지난달 7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사이 10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창동 주공3단지 전용49는 지난달 5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거래가격인 5억5000만원에 비해 한 달 새 50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다만, 서울시는 곧바로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카카오 측의 사업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서울아레나 건립 공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면서 "카카오 측과 4월 총선이 끝난 뒤 착공식을 여는 것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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