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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자기주식 소각 규모 상위 5개 기업 |
기업 |
소각 규모 |
삼성물산 |
1조원 |
SK이노베이션 |
7936억원 |
기아 |
5000억원 |
KB금융 |
3200억원 |
KT&G |
3150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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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각사 발표 취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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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자사주 소각 건수 |
연도 |
소각 건수 |
2020년 |
49건 |
2021년 |
28건 |
2022년 |
68건 |
2023년 |
106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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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에프앤가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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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에 나서면서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은 주주환원 이슈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부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역대급 주주환원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이미 커지고 있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들은 주주환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어서 곳곳에서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산업 트렌드와 공급망 불안 등을 고려해 여성과 통상·인공지능(AI) 전문가들을 대거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역대급 주주환원' 선제적 대응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이미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22일까지 자사주 소각 공시는 총 30건으로, 전년 동기(14건) 대비 2.14배 늘었다. 총 소각 규모는 3조8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67억원)에 비해 4.88배 증가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을 없애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이다. 주식 수를 줄이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해 주가도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소극적 주주환원 정책과 낮은 주식 수익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삼성물산은 1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보통주 총 781만주(지분율 4.2%)와 우선주 전량인 16만주(지분율 9.8%)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2026년까지 매년 780만7563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201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491만9974주(장부가 기준 7936억원)를 소각한다. 이어 △기아 5000억원 △KB금융 3200억원 △KT&G 3150억원 △하나금융지주 3000억원 △SK텔레콤 2000억원 등도 자사주 소각을 공시했다.
곳곳 경영권 놓고 '표 대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저평가 기업을 향한 주주가치 제고 목소리가 커지며 주총에서 펼쳐질 '표 대결'도 주목된다.
이른바 '조카의 난'이라 불리며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고 '3차 조카의 난'을 예고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2022년에도 주주제안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9.1%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우호지분을 더하면 10.87%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7.14%)과 아들 박준경 사장(7.65%), 딸 박주형 부사장(1.04%)의 지분을 합치면 15.89%에 달해 주주제안 통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은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오너가 내부의 표대결을 넘어서야 한다. 고려아연은 배당금과 정관변경을 두고 최씨 가문과 장씨 가문 간 치열한 표 대결을 예고했다.
통상 전문가·여성 사외이사 대세
올해 주총은 사외이사 대거 교체도 빼놓을 수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21개 상장사들이 사외이사 34명을 3월 주총에서 신규 선임한다. 공급망 이슈가 장기화되며 통상 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 대거 선임된 게 특징이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백훈 동국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삼성전기는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FTA) 정책관을 역임한 정승일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반도체 전문가인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 사외이사의 선임 증가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기아는 이번 주총을 통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재선임하고, 물러나는 한철수 법무법인 화우 고문 후임으로 이인경 MBK 파트너스 부사장(CFO)를 새롭게 선임할 예정이다. 원안대로 안건이 통과되면 기아는 5명의 사외이사 중 조화순·신현정 교수, 이인경 부사장 등 3명이 여성으로 구성된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로봇 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고, 삼성SDS는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김영권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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