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연내 매각 추진
흑자 전환했지만 체질개선 결단
업계 추정몸값 최소 4천억 달해
방산·로봇 등 신사업에 투입키로
현대위아 창원1공장 전경. 현대위아 제공
현대차그룹이 주요 계열사인 현대위아의 공작기계사업 매각을 추진한다. 공작기계는 현대위아의 모태사업으로 48년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그룹의 체질을 자율주행, 미래항공교통(AAM), 로보틱스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이번 매각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업계에서 추정하는 몸값은 최소 4000억원 이상이다. 현대위아는 매각자금을 활용해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첨단부품, 로봇, 방산 등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내부 실사를 거쳐 현대위아 공작기계사업 매각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위아는 연내 매각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준비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매각 작업에는 주요 계열사의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이후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위아 주요 경영진도 매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3월 말이나 4월 초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주요 후보군을 대상으로 인수제안서(IM)를 발송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방식은 현재 △통매각 △분할매각 △사업부 분할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위아는 1976년 기아기공으로 설립됐고 1996년 기아중공업, 2000년 위아로 사명을 변경한 뒤 2002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됐다. 2005년 현대차 공작기계사업부를 인수한 후 2009년 현대위아로 사명을 바꿨다. 현대위아의 모태이기도 한 공작기계사업은 현대차의 공작기계사업부를 통합, 외형을 키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로 실적부진을 이어가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하지만 최근 기계사업부문이 흑자로 돌아서자 현대차그룹은 현대위아의 체질개선 차원에서 공작기계사업을 매각하고, 신사업에 전사적 자원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현대위아의 사업은 크게 자동차부품부문과 기계부문으로 구분된다. 자동차부품부문은 △열관리 △구동시스템 △등속조인트 △엔진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기계부문은 공작기계를 비롯해 모빌리티솔루션(로봇·스마트팩토리), 방산 등 3가지 사업이 주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위아의 기계부문은 적자행진을 거듭하다 지난해 106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현대위아는 공작기계사업 매각으로 마련된 재원을 전기차 부품, 로봇, 방산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입할 방침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공작기계 사업 수익개선과 사업 정상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cjk@fnnews.com 최종근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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