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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부터 쇼펜하우어까지.. 서점가 철학서 열풍 왜?

아들러부터 쇼펜하우어까지.. 서점가 철학서 열풍 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유노북스 제공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쇼펜하우어 열풍'이 이어지는 등 철학서가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27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지난해 9월 출간 후 교보문고, 예스24 등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예스24에서는 현재까지 12주 동안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서 배우 하석진은 방송에서 "인생은 혼자다. 혼자서도 단단해질 줄 알아야 한다"라는 쇼펜하우어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요즘 매일매일이 더 나은 하루, 일주일을 위한 하루인 것 같고, 그중의 하루가 오늘이었다. 내일도 오늘 같은 하루를 보내겠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책은 서양철학자 강용수 박사(고려대 철학연구소)가 19세기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조언 가운데 40대에게 필요한 30가지를 추린 만큼 1인 가구 독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예스24 측은 "쇼펜하우어 관련서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4.5배, 올해 1월에는 26.5배 폭증했다"며 "단순히 TV 예능으로 촉발된 '미디어셀러' 효과를 넘어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전하는 삶의 고통에 대한 통찰이 현시대 독자들의 녹록지 않은 현실에 울림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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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에 이어 니체 관련 도서도 주목 받고 있다.

니체는 굴곡진 인생사와 병증에도 불구하고 '아모르 파티(운명을 사랑하라)'라는 개념을 통해 삶을 긍정하고, 치열하게 살아낼 것을 강조한 철학자다. 니체 관련 도서는 최근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구가 중이다.

지난 2020년에는 'BTS 셀러'로, 2022년에는 '마흔에 읽는 니체'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출간 종수는 2020년 42종, 2022년 36종으로 평균치를 뛰어넘었고 판매량도 각각 28.5%, 64.5% 늘었다는 게 예스24 측의 설명이다.

'니체 열풍' 이전에는 2015년 의사이자 철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의 히트작 '미움받을 용기'도 크게 주목 받았다.

국내 아들러 열풍을 이끈 '미움받을 용기'는 2014년 말 출간 이후 2016년 초까지 총 45주간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할 만큼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기반으로, 세계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오로지 '나'의 힘으로만 바뀔 수 있는 용기를 강조한 책이다.

이밖에 공자와 노자, 장자 등 동양철학 사상가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도올 김용옥의 노자철학 50년 결정판 '노자가 옳았다'가 큰 사랑을 받으며, 전년 대비 노자 관련서 판매가 75.9% 증가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인생 2막에 접어든 독자들을 겨냥한 베스트셀러 시리즈 '오십에 읽는 논어', '오십에 읽는 장자'가 연이어 출간되며 관련 철학서의 판매를 이끌었다.

지난해는 '오십에 읽는 주역'의 인기에 힘입어 주역·풍수 분야 철학서가 전년 대비 60.8%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예스24 측은 "사회 구조적 측면보다는 자기 내부에서 원인을 찾고 스스로 긍정적으로 변화하게끔 돕는 점이 철학서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