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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랠리' 다음 주인공은 알짜 중소형주

아세아제지·삼영무역·코텍·링네트
증권사 2곳 이상이 유망주로 추천
지분율 높이려 자사주 매입 가능성

'밸류업 랠리' 다음 주인공은 알짜 중소형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감이 나오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온기가 중소형주로 확산될 것으로 분석한다. 안정적 실적과 함께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에도 소외됐던 중소형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처음 언급한 1월 17일부터 세부안 발표 직전(2월 23일)까지 코스닥지수는 1.61% 오르는데 그쳤다. 코스피지수 상승률(6.81%)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증권가는 주주환원 기대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선 중소형주가 더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밸류업 랠리'를 주도했던 금융, 자동차 등 업종은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돼 상승 여력이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김기백 펀드매니저는 "대형주의 주주환원율은 25~30%에 달하는 반면, 중소형주는 10%에 그쳐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더 크다"며 "중견·중소기업들은 최근 1세대에서 2세대로 지배구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소각과 같은 강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사 2곳 이상이 주목한 중소형주는 아세아제지, 삼영무역, 코텍, 링네트 등이다.

아세아제지는 골판지 원지 및 상자 제조 전문기업이다. 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3배로, 주주환원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향후 2년간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 오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소각할 계획이다. 앞으로 4년 동안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5%를 배당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유안타증권 손현정 연구원은 "골판지 공장(충북 청주) 신규 설립을 앞두고 있어 2026년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경렌즈 판매업체 삼영무역의 PBR은 0.53배 수준이다. 글로벌 안경렌즈 1위 업체 에실로와 설립한 합작법인 에실로코리아가 매출의 70~80%를 차지한다. 최근 3년간 226억~279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냈다. 주당 배당금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투자증권 최승환 연구원은 "내년 기준 시총의 100%에 육박하는 유보현금을 갖게 된다. 안전 마진과 배당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코텍은 카지노 슬롯머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20년 넘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역성장했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커브드 디스플레이의 매출 비중 확대로 올해는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 5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0억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데 이어 올해 2월 시가배당률 3%의 배당을 공시한 바 있다.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23%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 PBR은 0.31배에 불과하다.


네트워크 구축 및 유지·보수가 전문인 링네트는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돌았다. PBR은 0.92배이고, 지난해 추정 순현금(600억원)으로 시가총액(764억원)의 약 80%에 달한다. 올해부터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주당 배당금과 배당성향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