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소설가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미국에서 인기를 얻어 2005년에 영화화까지 되었습니다. 영화 ‘윙카’(감독 폴 킹)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주인공인 윌리 윙카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실사 작품입니다.작품 속에서, 초콜릿 사업자들이 윙카(티모시 살라메 분)가 초콜릿 판매를 못하게 해달라며 경찰서장에게 많은 초콜릿을 제공합니다. 이와같이 경찰서장과 같은 공무원에게 초콜릿 등의 재물을 제공하는 것이 뇌물죄에 해당하는지와 뇌물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뇌물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입니다. 사무의 내용이 단순한 기계적·육체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는 공무원은 뇌물죄의 공무원에서 제외되고, 중재인은 법령에 의해 중재의 직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단순한 사적인 조정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뇌물이란 직무에 관한 부정한 보수로서의 모든 이익을 말합니다. 여기서 이익은 사람의 수요·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체의 유형·무형의 이익을 말합니다. 즉, 향응의 제공, 취업 알선, 이성 간의 정교 등도 뇌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경찰서장이 초콜릿 사업자로부터 지속적으로 받는 초콜릿들은 직무에 관한 부정한 보수로서 뇌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무원인 경찰서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초콜릿 사업자들에게는 뇌물공여죄가, 초콜릿을 뇌물로 받은 경찰서장에게는 수뢰죄가 성립합니다.뇌물죄가 성립하는 경우 범인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뇌물 또는 금품을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범인이 뇌물죄와 관련된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는 것입니다.뇌물을 특정할 수 있을 때는 몰수하고, 향응 등의 비재산적 무형이익을 제공받거나 받은 뇌물이 소비, 멸실되는 등의 사정으로 성질상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하지만 이성 간의 정교처럼 처음부터 가액산정이 불가능한 뇌물의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없습니다.수뢰자(뇌물을 받은 사람)가 뇌물을 보관하다가 증뢰자(뇌물을 준 사람)에게 그대로 반환한 경우에는 증뢰자로부터 몰수·추징합니다. 수뢰자가 뇌물을 소비 또는 예금한 후 같은 액수의 금원을 반환하는 경우에는 뇌물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아서 증뢰자가 아닌 수뢰자로부터 몰수가 아니라 추징을 합니다.
수뢰자가 뇌물을 타인에게 뇌물로 제공하거나 소비한 경우에는 수뢰자로부터 추징하지만, 뇌물 중 일부를 받은 취지에 따라 청탁과 관련된 공무원에게 제공한 경우에는 각자에게 귀속되는 금품만 몰수·추징합니다. 공동 뇌물수수라고 하더라도 분배율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평등하게 추징합니다.
경찰서장이 초콜릿 사업자들로부터 초콜릿을 뇌물을 받은 후에 부당하게 윙카의 초콜릿 판매를 막은 것은 수뢰죄를 범한 후에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서 수뢰후부정처사죄가 성립할 것입니다.초콜릿 사업자들이 경찰서장에게 제공한 뇌물인 초콜릿이 소비되지 않고 경찰서장이 보관하고 있다면 그 초콜릿을 몰수합니다. 경찰서장이 초콜릿을 소비하였다면 소비한 초콜릿의 가액만큼 경찰서장에게서 추징합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웡카’ 포스터, 스틸컷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