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식시장(K-OTC)의 시가총액이 18조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20조원을 향해 가는 모습이다. 다만, K-OTC에 속한 기업들의 몸집이 가벼운 탓에 일부 종목에는 투기성 자금이 쏠리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의 시가총액은 이날 17조94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초 16조8699억원 수준에서 두 달 새 1조원 이상 증가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그간 K-OTC의 시총은 들쑥날쑥했었다. 초저금리가 한창이던 2022년 2월에는 40조원대를 훌쩍 넘었으나 금리인상과 함께 절반을 밑도는 수준으로 축소됐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2월 고용지표와 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양적긴축(QT) 감속 및 종기 종료 기대감이 후퇴할 수 있다는 점도 금리 상승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칫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 경우 기업들로선 고금리를 더 오래 감내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K-OTC는 우량주가 몰린 코스피시장보다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임 연구원은 다만, "금리가 상승할수록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면서 "지난해와 달리,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도 연내 금리인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OTC는 여전히 개인들의 투기성 자금으로 폭등과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종목은 개인 자금이 쏠리면서 폭등세를 나타냈다. 한국금시장그룹의 주가는 올해 1월 초 819원에서 2월 말 2780원까지 뛰었다. 두 달 만에 189.28%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블록체인 게임 및 플랫폼 개발업체 투니플레이는 91원에서 194원으로 올랐다. 주가 상승률이 113.19%에 이른다. 이 밖에 아주엠씨엠(110.73%), 동양건설산업(79.75%), 더존홀딩스(76.19%) 등도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폭락한 종목도 여럿이다. 동아(-76.14%), 포앤티(-75.25%), 한양(-60.42%) 등은 연초 대비 주가가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불확실성이 짙어진 시장에서 투기성 매매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관련 보고서는 전무한 형편이다.
시장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풍문에 의한 투자는 '깜깜이' 투자를 낳고,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K-OTC의 매매대금 가운데 90%가 개인 자금이어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K-OTC 등록기업의 시가총액이 가벼운 탓에 투기성 자금이 특정 종목에 몰리기 쉽다고 경고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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