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시장, 30대 이상으로 확장
차량 구독, 렌트 시장 성장 가능성
서울 서초구 반포대교 남단 일대 도로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A씨는 지난해 국내 한 카셰어링 업체에서 대여 건당 평균 38.8시간, 연간 총 6900시간을 이용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1년간 대여 평균 277㎞씩, 연간 지구 둘레 1바퀴 반에 해당하는 총 5만6747㎞를 주행했다. 이 업체 최대 매출 고객인 회원 C씨는 179번의 대여 시마다 평균 11.1만원을 사용해 총 2000만원을 결제했다. 흥미롭게도 최장시간, 최장거리, 최고 매출을 낸 3명 모두 30대다.
6일 롯데렌탈의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에 따르면 기존 20대 중심 카셰어링 시장의 고객층이 30대 이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30대를 중심으로 '마이카 현상'이 약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그린카의 경우, 지난해 30대 이상 가입자가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30대 이상 신규고객이 전년비 14% 증가한 결과다. 30세 이상 1인당 연간 대여 건수도 4.5건에서 5.0건으로 늘었다. 그린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30대 이상 이용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 인기 차종은 올 뉴 아반떼(총 대여횟수 42만3000건·17%)였다. 이 밖에 더 뉴 K3, 셀토스1.6, K5 3세대, 디 올 뉴 니로(하이브리드)도 인기차종으로 지목됐다. 연비와 운행에 부담이 없는 것으로 꼽히는 준중형급 이하 모델들이다.
그린카 제공
차량 공유 이용 확대는 곧 차량 구입 감소와 직결된 문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차량 무소유 붐'이 불고 있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년을 기점으로 국내 전체 신차 판매 중 20대의 자동차 구입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20대의 신차 등록 대수는 8만2358대로, 전체의 6%를 차지했다. 국토부가 연령별로 신차 등록을 분류해 공개한 2009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쿠루마 바나레(車離れ·차 구입 기피)'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젊은층의 자동차 시장 이탈이 사회적 현상이 될 정도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젊은층(18~34세)이 차량 소유를 포기하고, 차량 구독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딜로이트 글로벌이 18~34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서 중국의 경우 48%가, 일본은 34%, 독일 29%가 차량 구입 대신 차량 구독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은 이보다 낮은 26%이지만, 과거에 비해 '마이카 현상'이 약화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차량 렌트, 카셰어링 등 차를 빌리는 서비스가 확대된 점, 예측가능하게 비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차종을 시범적으로 이용해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차량 구입에서 멀어진 이유로 지목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