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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김영진 센터피스자산운용 대표 "투자도 하나의 작품이 되길"

[fn이사람] 김영진 센터피스자산운용 대표 "투자도 하나의 작품이 되길"
김영진 센터피스자산운용 대표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소재의 김종영 미술관에서 전시 작품과 운용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센터피스가 하나의 작품으로 기억에 남듯이 투자경험 또한 오래도록 가치를 전달하기를 기대한다.”
센터피스자산운용 김영진 대표는 자산운용업계에서 흔하지 않은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센터피스운용은 지난해 2월 일반사모집합투자업 인가를 취득한 신생 운용사로, 부동산을 포함해 대체투자를 전문으로 한다. 김 대표와 이승민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김 대표는 대원외고를 나와 미국 듀크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을 복수전공했다. 노무라증권 조사부 어시스턴트(RA)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외국계 금융회사를 두루 거쳤다.

그는 부동산투자업을 만난 것을 '우연한 기회'라고 표현했다. 금융업권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자의 기회가 왔고, 부동산시행업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부동산 투자운용의 첫걸음을 뗐다.

김 대표는 금융업이 본인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던 시기, 부동산 투자운용이 새로운 동력이 됐다고 소회했다. 그는 "엑셀로서의 수치가 아닌, 투자운용의 성과가 현장에서 빌딩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더 깊이 공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계 호텔이 입점한 서울 마포대로 '에비뉴67'이 그 결과물이었다. 그는 "부동산의 매력에 빠진 것을 계기로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부동산업계에 몸담게 됐다"고 전했다.

[fn이사람] 김영진 센터피스자산운용 대표 "투자도 하나의 작품이 되길"
센터피스 자산운용 김영진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운용 철학은 '올바르고 정의로운 투자'에 있다. '정의'와 '돈'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 지 모르나 그는 정의롭게 돈을 버는 일을 찾고 늘 찾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착한 투자'라고 했다. 유럽을 필두로 금융투자업계에서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각자가 읽는 미시적인 경제의 흐름은 다르겠으나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대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바로 임팩트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운용사의 장기적인 미래 우선순위 중 하나는 에너지 분야"라며 "미래 발전원에는 태양광, 수소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투자처를 발굴하고 선택할 때도 옳은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나름의 신념이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자산운용업은 말 그대로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이라며 "흔히 돈 되는 건 뭐든지 한다고 하지만 반대로 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돈을 버는 방법을 기존 공식대로 답습하기보다 '가치를 전달'하고,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이러한 확신과 열정, 호기심은 김 대표의 이력을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사실 김 대표는 운용사 CEO이기 전에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번역가로서의 경력도 갖고 있다.

그는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기자였던 시절의 기사를 읽고 세계대전 당시의 참상을 알았다"면서 "2020년 1월 출간한 '더저널리스트 시리즈' 작업은 그렇게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헤밍웨이를 비롯해 조지 오웰, ‘자본론’으로 경제사상의 기틀을 마련한 카를 마르크스가 작가이기 전, 학자이기 전에 모두 기자 출신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이들의 기사와 칼럼을 소개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세 사람의 기자 시절 기사를 모으는 작업을 거쳐 번역해 시리즈로 내놨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추상 조각의 선구자로 알려진 고 김종영 작가가 그의 친할아버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영향으로 미술 작품에 대한 조예도 깊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에는 정당의 외신팀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러한 화려한 경력은 운용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호기심과 옳은 일에 대한 철학은 관통한다. 김 대표는 "자산운용사에서 앞으로 어떤 가치를 전달하는가(스토리텔링)가 중요하다"면서 "'운용업'을 통해 옳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