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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선물 ETN 줄줄이 조기청산 위기

증권사들 잇단 발생유의 사전고시
온화한 날씨 탓 가격 하락 이어져

천연가스 선물 ETN 줄줄이 조기청산 위기
천연가스 가격이 하강하면서 선물가격에 연동된 일부 국내 상장지수증권(ETN)이 조기상환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4일 '미래에셋 천연가스 선물(H)'에 대해 처음 '조기청산 관련 투자유의 안내'를 공시했다. 이달 6일까지 추가로 14차례에 걸쳐 동일한 내용을 알렸다.

메리츠증권도 이 기간 '메리츠 천연가스 선물(H)'에 대해 같은 횟수로 조기청산 사유 발생 가능에 대한 안내를 공시했다.

ETN의 조기청산 사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사전고지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기초자산 가격 변동으로 △정규시장 종료시 실시간 증권당 지표가치(IIV)가 전일 종가 대비 80% 이상 하락 △종가 기준 IIV가 1000원 미만 등에 해당하면 조기상황 및 상장폐지가 진행될 수 있다.

실제 이들 2개 상품의 종가는 지난 6일 기준 각각 2005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나란히 47% 가까이 떨어졌다.

기초자산인 천연가스 가격 하락한 때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지난 6일(현지시간) 100만BTU당 1.93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해 말(2.51달러)보다 23.1%, 1년 전(2.57달러)과 비교하면 24.9% 추락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난방용으로 주로 쓰이는 천연가스 수요가 이상기후 탓에 감소했다. 생산업체들이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생산량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재고가 충분한 데다 낮은 수요를 극복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 같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추가로 조기청산 상황에 처할 상품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23개 천연가스 선물 ETN 가운데 13개의 IIV가 1만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인버스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방향 1배나 레버리지 상품이다. '대신 천연가스 선물(H)' 'KB 천연가스 선물(H)'의 수치는 각 4739원, 4784원으로 다음 투자주의 안내 대상으로 꼽힌다.

삼성선물 김광래 수석연구원은 "온화한 날씨와 낮은 난방 수요, 셰일업체들의 생산량 증가가 예년보다 20%가량 높은 수준의 재고를 부각시텼고, 천연가스 가격이 2달러를 밑돌았다"며 "높은 유가로 인한 증산과 3월 중순까지 연장된 공급 차질 이슈는 여전한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