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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7년차 부부이자 영화 동지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엠마 토머스 프로듀서가 영화 ‘오펜하이머’로 오스카 7관왕에 올랐다. ‘오펜하이머’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남우 주·조연상·촬영상·편집상·음악상을 수상하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처럼 오스카의 부름을 뒤늦게 받은 놀런 감독은 이번에 무관의 설움을 한꺼번에 날렸다. 이변없이 작품상을 수상하자 엠마 토마스는 "이 순간을 너무나 오래 바라왔다"며 "이런 멋진 영화가 탄생한 건 놀런 감독과 함께한 덕분이다. 놀런 감독은 유일무이한 천재 감독"이라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놀런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놀라운 제작자이자 우리의 모든 영화를 같이 제작해주고 아이도 함께 만들어준 엠마 토마스에게 고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놀런 감독과 오래 호흡한 킬리언 머피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역할로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오펜하이머와 반목하는 스트로스 제독을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역시 첫 오스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머피는 이름이 호명되자 밝은 얼굴로 무대에 올라 “정말 압도되는 느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장 만족스러운 제 작품"이라며 "놀랍도록 훌륭한 팀과 일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모두가 평화를 이 땅에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랐다”고 부연했다.
배우 엠마 스톤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로 생애 두 번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라라랜드’(2016)이후 다시 무대에 오른 스톤은 "너무 감격스럽다”며 울먹였다. “패닉 상태”라고 밝힌 그는 “감독님이 이런 (수상의) 순간이 오면 그건 우리 팀에 대한 것이다, 이런 것이 영화 만들기의 아름다움이라고 하셨다”며 “모든 분들께 (수상의 영광을) 함께 나눈다. 요르고스 감독님, 벨라 벡스터로 살게해 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의 미국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됐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각본상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에 돌아갔다.
또 한국계 피터 손 감독의 '엘리멘탈' 대신에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돌아갔다. 미야자키 감독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에 이어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이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며 올해는 일본 영화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40년전 할리우드에서 ‘스타워즈’ 등에 참여했다고 밝힌 제작진은 “할리우드 밖에서도 일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을텐데, 우리가 이 상을 탄 것은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는 증거일 것”이라며 감격해했다.
이밖에 장편다큐멘터리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담은 므스티슬라프 체르노프 감독의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받았다.
한편 이날 고(故) 이선균의 모습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인 메모리엄(In Memoriam)’ 영상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아들 마테오와 함께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를 부르며 고인들을 추모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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