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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초가 '따블'->종가 '반토막'...스팩주들의 황당한 상장일

올들어 상장 스팩 평균 시초가 상승률 100%
상장 당일 주가 급락...대부분 공모가 근처로

올해 상장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주들이 상장일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로 출발했지만 종가는 고작 4% 남짓 오르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당일 매수한 투자자 대부분이 손실을 본 셈이다. 스팩들이 줄줄이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한 스팩 8개의 상장일 평균 시초가 상승률은 100.25%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공모가의 2배에 상장했던 셈이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스팩은 지난 1월 24일 상장한 대신밸런스제17호스팩으로 198.5%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IBKS제4호스팩이 공모가 2000원 대비 143.3% 오른 4865원에서 시초가가 결정됐다.

이들보다는 낮지만 이달에 상장한 SK증권제11호스팩, 하나31호스팩, 비엔케이제2호스팩 등도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를 시작했다.

스팩이 인수합병(M&A)을 위한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정상적인 가격인 셈이다. 실제로 상장한 모든 스팩의 종가는 시초가 대비 급락한 모양새를 보였다.

대신밸런스제17호스팩의 상장 당일 종가는 시초가 5970원 대비 64.15% 내린 2140원에 마감했고, BKS제4호스팩 역시 종가는 시초가 보다 56.32% 하락한 2125원이었다.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2000원) 대비 100% 이상 올랐던 스팩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SK증권제11호스팩, 하나31호스팩, 비엔케이제2호스팩 모두 종가는 공모가 수준인 2100원, 2020원, 2005원으로 내려왔다. 시초가에 해당 스팩을 매수했다면 하루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각각 50%와 22.5% 올랐던 유진스팩10호와 유안타제15호스팩도 종가는 공모가 근처인 2230원과 2015원에 마감했다. 8개 스팩들의 상장 당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4.55% 상승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장을 기다리는 스팩도 여럿이다.
SK증권12호스팩, 신한제12호스팩, SK증권제13호스팩, 유안타제16호스팩, 하나32호스팩, 하나33호스팩, 신한제13호스팩 등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신규상장 스팩의 상장일 주가가 급등하자 '주가가 높은 스팩에 투자할 경우 손실 발생 가능성이 크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올해 상장한 8개 스팩의 공모가 대비 상승률(11일 기준)은 5.63% 수준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