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참석 토론회서 밝혀
6월말 공매도 재개엔 확답 안해
'시장교란 의혹' MM 등 감시강화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참석해 전문가 패널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무차입 공매도를 선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4~5개 놓고 검토했다. 이 가운데 2~3개 방안으로 조금 더 줄여 놓고, 비용 및 시스템 구축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1~2개월 안에 준비작업 현황을 발표하겠다."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참석,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차단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상황을 전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금지 기한은 오는 6월 말까지지만, 이 원장은 이후 전면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와 관련, "(불법 공매도)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하는 전자시스템이 확실히 구축될 때 풀 것이다.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당초 (임시 금융위원회에서 의결한) 공매도 금지기간은 오는 6월 말까지다. 올해 상반기 안에 공매도 전산화 관련 준비작업을 설명할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금융위가 제시한 실시간 주식 잔고 매매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 원장은 "(당시 금융위 발표도) 다 보고 있다"면서 "실제 비용이나 시스템 측면에서 구현이 가능한 지, 증권 기관들이 따라올 수 있는 지, 개인 투자자들이 보기에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지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기 전에 다양한 방식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산화 관련 동국대학교 윤선중 경영대학 교수는 "대차계약을 표준화하고 거래를 중앙 집중화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2021년부터 대차거래정보 보관이 의무화됐으므로 이를 활용하여 기관투자자가 자체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외부에서 이를 확인해 유사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도 실시간 주식 잔고 매매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제3자가 개별 투자자의 매도 가능 잔고를 실시간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와 '배터리 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작가 등이 다양한 주장을 제기했지만 이 원장은 전제된 의혹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서 예외가 적용된 시장조성자(MM) 및 유동성공급자(LP)가 시장 교란 주범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향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이다.
금감원 황선오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차입 공매도는 LP가 헤지를 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라며 "이미 현장점검을 실시했고, 발견된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LP 기능에서 벗어난 공매도는 불법인 만큼 향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원장은 최근 발표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 기준안에 따른 판매사 자율배상과 관련, "배임 이슈와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 분쟁조정 기준안은 사법절차까지 가지 않아도 그에 준하는 사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마련했다"며 "이달 중 당국, 업계, 학계,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하겠다"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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