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PC삼립이 지난해 가루쌀을 활용해 출시한 미각제빵소의 빵 2종.
국내 주요 식품기업·프랜차이즈 업체·베이커리 등이 수입산 밀대신 우리쌀을 사용해 만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가루쌀'을 활용해 기존에 출시된 라면, 빵 외에도 올해는 피자, 우유, 고추장, 만두 등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위한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쌀소비 감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지원금을 통해 신제품 연구를 할 수 있으며, 소비자도 '글루텐 프리' 식품을 섭취할 수 있어 '일석삼조' 효과가 기대된다.
1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제과제빵 업계의 가루쌀 활용 촉진을 위해 신메뉴 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할 업체를 다음달 1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지역 제과점, 카페, 프랜차이즈 등이 대상이며 총 30개 업체를 모집할 예정이다. 선정된 제과제빵 업체에는 가루쌀 원료와 제품개발비(업체당 300만원) 등이 지원된다. 또 신메뉴 품평회를 통해 선정될 경우 언론 홍보, 유명 박람회 전시, 팝업스토어, 빵지순례 행사 등 홍보 혜택과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가루쌀(바로미2)은 전분구조가 단단한 일반 쌀과 달리 밀처럼 잘 부서지고 가공이 용이하는 특성을 가진 신품종 쌀이다. 수입산 밀 사용을 줄이고 과잉 생산된 쌀을 소비할 수 있어 정부차원에서 개발됐다. 밀에 포함된 글루텐은 과하게 섭취할 경우 변비, 소화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지만 쌀에는 글루텐이 없어 '글루텐프리' 소비 트렌드와도 맞는다.
앞서 농림부는 지난 7일 식품기업 25곳, 외식기업 5곳 등 총 30곳의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할 업체의 리스트를 공개했다. 농심, 삼양식품, 하림산업, SPC삼립, 신세계푸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5개 외식 기업으로는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피자알볼로, 런던베이글, 와플대학 등이 선정됐다.
2024년 가루쌀 제품화지원사업 선정기업(노란색 표시는 2023년부터 하는 참여기업). 사진=농림부
피자알볼로 관계자는 "도우에 흑미와 함께 가루쌀을 섞어 한우불고기 우리쌀 피자를 2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며 "추후 순차적 적용을 통해 전 메뉴 도우에 가루쌀 첨가방안을 검토 중으로 연간 100만개 피자, 20t규모의 가루쌀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을 대표 상품으로 보유한 삼양식품도 향후 라면과 냉동만두에 가루쌀을 활용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향후 라면 만두 등의 가루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가루쌀의 함유 비율을 얼마로 할지, 기존 제품 적용 혹은 새제품 출시 등을 다각도로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한 하림산업과 SPC삼립 등은 이미 가루쌀 제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SPC삼립은 지난해 8월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를 통해 '가루쌀 휘낭시에'와 '가루쌀 식빵' 등 2종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 2달만에 2만봉 이상 팔려나갔다. 또 가루쌀 식빵의 경우 꾸준한 수요로 현재도 상시 판매 중이다. 하림도 지난해 8월 가루쌀을 활용한 '닭육수 쌀라면' 2종을 출시했다. '맑은 닭육수 쌀라면'과 '얼큰 닭육수 쌀라면'으로 밀에 쌀을 더해 더 찰지고 쫀득한 면발의 식감을 구현했다. 하림은 올해 가루쌀 제품 라인업을 컵라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가루쌀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업들의 경우 라면, 빵 등을 넘어 다양한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가루쌀을 활용한 라이스밀크(우유)를, 샘표는 고추장을, 삼양사는 치킨튀김가루 등을 제조하는 식이다. 외식기업인 런던베이글과 와플대학은 각각 베이글과 와플믹스에 가루쌀을 더한 제품의 출시 계획을 밝혔다.
제과제빵 신메뉴 개발 사업자를 모집 중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문인철 수급이사는 “이번 사업은 가루쌀을 원료로 새로운 메뉴 개발부터 홍보 마케팅까지 전폭적으로 지원 받을 좋은 기회”라며 “올해 제과제빵 분야에서 가루쌀이 새로운 소비 바람을 일으킬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진행된 가루쌀 제과제빵 신메뉴 개발 품평회 현장모습.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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