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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업그레이드 이후 600만원까지 돌파할 거라는 장밋빛 전망이 잇따른 이더리움(ETH)이 오히려 주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5월 예정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여부도 불투명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더리움만 떨어졌다
글로벌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가격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8.62% 하락한 3616달러(약 482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도 전일 대비 1.41% 하락, 일주일 전 대비 8.05% 떨어진 5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동안 비트코인(BTC)도 3.52% 하락했지만 이더리움의 가격 하락이 컸다. 코인마켓캡 기준 일주일 새 이더리움보다 가격 하락이 큰 시총 10위권 가상자산은 '밈(인터넷 유행) 코인'으로 치부되는 도지코인(DOGE·-13.91%) 뿐이다. 이더리움의 대체자를 자처하는 솔라나(SOL)는 일주일 동안 37.51%, 아발란체(AVAX)는 42.81% 급등했다.
지난주 이더리움은 덴쿤 업그레이드를 통해 작업 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그럼에도 가격은 업그레이드가 시작한 지난 13일에 고점을 찍고 내리막을 타고 있다.
업계에서는 '셀 온 뉴스(Sell on News·뉴스에 팔아라)' 때문에 생긴 조정세라고 지적한다. 블록체인 리서치기업 쟁글의 김지혜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도 업그레이드 직후에는 가격 변동성이 높았으며, 실질적으로 펀더멘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초기 블록체인으로서 이더리움이 갖는 본연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이더리움 자체가 초기 모델인 만큼 기능적 한계를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 업그레이드를 통한 처리 용량의 확장과 속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시도를 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라며 "업그레이드 발표도 획기적 기술적 진보라기보다는 마케팅적 요소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블록체인 리서치기업 INF크립토랩 오태완 대표는 "모바일 게임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고, 구글 크롬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듯이 이더리움 역시 정해진 로드맵대로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더리움의 덴쿤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직후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선 레이어2 체인들의 개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 업데이트가 레이어2 생태계가 확장되고 다시 이더리움에 긍정적 영향을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물 ETF 승인설'도 약해져
업계에서는 5월 예정된 이더리움 현물 ETF도 승인이 어려울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은 탈중앙화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5월 말까지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 될까'라는 질문에 28%가 '그렇다'는 답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10일 폴리마켓에서 같은 설문이 기록한 승인 예상(74%)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현재까지 블랙록, 피델리티 등 자산운용사들이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를 수차례 연기한 바 있다. ETF 전문가인 에릭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도 1월 이더리움 ETF승인 가능성을 70%로 점쳤지만, 현재는 30%로 낮게 보고 있다며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비트코인이 채굴증명(POW) 방식인 데 비해 이더리움은 지분증명(POS) 방식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비해 월등히 증권성이 훨씬 크다"라며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을 경우 유사한 메인넷 코인들의 ETF 역시 승인해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증권성 이슈가 해결되지 않아, 비트코인 대비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라며 "결국엔 되지 않을까 싶다. 5월부터 계속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혜 센터장은 "아직 증권성 이슈에 대한 판단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승인은 어려울 수 있다"라면서도 "다만 비트코인도 수십번의 도전 끝에 성공을 한 사례가 있는 만큼,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종국에는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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