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물들이는 클래식 향연
獨 FBO·천사의 목소리 자루스키
내달 3·7일 '바흐의 걸작' 한무대
정명훈과 도쿄필, 19년만에 내한
5월 7일 예당서 조성진과 협연도
'바이올린의 거장' 벤게로프 이어
피아니스트 트리포노프 리사이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FBO). LG아트센터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롯데콘서트홀 제공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마스트미디어 제공
새봄과 함께 클래식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는 4월에는 특히 바로크 음악의 위대한 유산이자 바흐 필생의 역작 '마태 수난곡'을 원전 그대로 만나는 진귀한 공연이 찾아온다. 세계적인 음악인의 내한 연주도 잇따른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과 '클래식계 아이돌' 조성진의 협연을 비롯해 한때 '콩쿠르 사냥꾼'으로 통했던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바이올린 거장' 막심 벤게로프 등이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68곡 숭고한 감동…'마태 수난곡' 원전 그대로
독일을 대표하는 시대악기 앙상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FBO)가 다음달 3일 롯데콘서트홀과 7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연주한다. 신약성서 마태복음서를 바탕으로 한 '마태 수난곡'은 바흐가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에서 칸토르(음악감독)로 재직할 때 그의 음악적 역량을 쏟아내 완성한 3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1729년 성 금요일인 4월 15일 초연됐다. 바흐 서거 후 단 한 번도 연주되지 않다가 1829년 3월 11일, 20세 청년 멘델스존이 대규모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무대에 올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연주된다.
이번 공연은 오케스트라 35명, 합창단 24명, 솔리스트 6명, 지휘자 1명 등 총 66명의 연주자가 함께한다. 하프시코드 연주와 지휘를 맡은 프란체스코 코르티(40)는 2006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젊은 연주자다. 솔리스트의 면면도 눈부시다. 특히 '천사의 목소리, 악마의 기교'를 보유했다고 일컬어지는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이번엔 알토로 참여)는 세계 음악계를 이끄는 성악가다. 롯데콘서트홀 측은 "자루스키가 부르는 39번 알토 아리아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는 숭고한 감동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태 수난곡'의 장엄한 합창은 취리히 징아카데미와 한국의 바로크 음악 전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이 맡는다.
■도쿄필, 정명훈 지휘로 조성진·이지혜·문태국과 협연
지휘자 정명훈은 그가 명예 음악감독으로 있는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오는 5월 내한한다. 정명훈이 도쿄필과 갖는 공식 내한 투어는 지난 2015년 한·일수교 일환으로 서울시향과 합동 공연한 것을 제외하면 19년 만이다. 도쿄필은 1911년 일본 나고야에서 창단한 교향악단으로 NHK 교향악단과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다. 정명훈은 도쿄필과 2000년부터 호흡을 맞춰왔으며 2016년에는 외국인 최초로 명예 음악감독으로 임명됐다. 오는 5월 7일과 9일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각각 다른 협연자와 프로그램을 선사한다.
7일 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선다. 조성진 역시 오랜 시간 도쿄필과 음악적 교류를 이어왔다. 다수의 협연 무대는 물론이고 정명훈 명예 음악감독 취임 기념 연주회에도 함께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만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다.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은 베토벤 음악으로 꾸며진다.
베토벤 삼중 협주곡이 연주되는 1부에서는 정명훈이 지휘와 피아노를 맡아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첼리스트 문태국과 호흡을 맞춘다. 또 2부에서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을 선보인다.
■막심 벤게로프·다닐 트리포노프 리사이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2위에 이름을 올린 다닐 트리포노프는 내달 1일 롯데콘서트홀과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에서 20세기 현대곡과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작품을 오간다. 첫날 공연에서는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알반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로 시작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존 코릴리아노의 '오스티나토에 의한 환상곡'까지 190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작곡된 곡들을 들려준다. 다음날 공연에서는 라모의 '클라브생 모음곡'을 비롯해 모차르트, 멘델스존, 베토벤 음악을 연주한다.
'바이올린 신동'에서 '현의 거장'으로 거듭난 막심 벤게로프는 8년만에 내한한다. 그는 한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바이올린 대신 지휘봉을 잡았다가 다시 재기에 성공한 인물이다.
오는 4월 9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 폴리나 오세틴스카야와 호흡을 맞춘다. 프로코피예프 5개의 멜로디와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등 친숙한 명곡들을 선보인다. 이밖에 '대체불가 음악적 동반자'인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과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가 오는 5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연주로 '이상적인 파트너십'을 다시 뽐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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