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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촉'… 플랫폼·콘텐츠·바이오 비상장사 투자

상환전환우선주 활용 지분투자
상장 이전 유망기업 발굴해
IPO로 투자수익 극대화 노려

증권사의 '촉'… 플랫폼·콘텐츠·바이오 비상장사 투자


증권사들이 플랫폼, 콘텐츠, 바이오 등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비상장사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 상장 전 투자하고, 상장주관 업무까지 맡아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18일 기준)한 증권사들 가운데 미래에셋·NH·삼성·하나·대신증권 등이 비상장 투자를 적극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플랫폼 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삼성증권은 여행 종합플랫폼 마이리얼트립에 16억원을, NH투자증권은 아이쿠카에 3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아이쿠카는 어린이 용돈 비즈니스를 주축으로 자녀 금융교육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사에 관심을 가진 증권사도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 씨제스스튜디오에 27억원을 투자했다. 씨제스스튜디오는 연예 매니지먼트, 영화·드라마 콘텐츠 제작, CG·특수효과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KB증권의 주관으로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주관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장기 실적이 유망한 것으로 판단,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외에 하나증권은 음악 콘텐츠 업체 메이저나인에도 10억원을 출자했다.

바이오 기업 역시 증권사의 투자가 몰리는 곳이다. 대신증권은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를 개발하는 마더스제약, 관절염 통증완화 의료기기 전문업체 오브이메디에 각각 10억원을 투자했다.

증권사의 비상장사 지분투자에는 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활용됐다. RCPS는 상환권과 전환권이 붙은 우선주다. 채권처럼 만기시 상환을 요구하거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거래가 수월한 보통주로 전환해 매각할 수 있다.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아 기업보다 투자자에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이 RCPS로 자금을 조달한다.

상장 주관사로서 비상장사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상장 전 유망한 기업의 지분을 매입한 뒤 기업공개(IPO)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다. 담당 기업의 공모가를 높게 책정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반대로 증권사가 성장성을 보장하는 기업이라는 신호로도 읽힌다.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장주관 계약을 체결한 실감형 콘텐츠업체 닷밀의 보통주와 RCPS에 각각 7억원, 3억원을 투자했다.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인 클로봇, 뇌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전문업체 뉴로핏의 상장도 주관하는데 미래에셋증권은 뉴로핏의 RCPS에 10억원, 클로봇의 보통주에 2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도심항공교통(UAM) 통합관제서비스 전문업체인 파블로항공은 지난해 3월 대신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고, 그해 8월 대신증권은 파블로항공에 10억원 상당을 투자했다. 파블로항공은 대신증권 이외에도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10억원을 투자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