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SK하이닉스와 215억 계약
HBM 필수장비 'TC본더' 수주 활발해
저스템·예스티 등 잇단 장비 공급계약
반도체 장비 올해 4.4%↑ 1053억달러
올해 반도체 반등 뒤 내년 호황 예상
"반도체 장비 실적 역시 개선될 전망"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이 TC본더 옆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반도체 업체들과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인해 상당수 실적 역성장을 경험했던 반도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올해 업황 반등과 함께 장비 수주 물량 증가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최근 SK하이닉스와 215억원 규모로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달에도 SK하이닉스로부터 860억원 상당에 장비를 수주했다.
한미반도체는 이번 계약을 통해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공급할 예정이다. TC본더는 수직으로 쌓은 D램을 열 압착을 통해 반도체 웨이퍼(원판) 위에 붙이는 기능을 한다. 이 장비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로 적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에 쓰인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HBM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관련 공정에 쓰이는 TC본더와 관련해 하이퍼 모델 '듀얼 TC본더 그리핀', 프리미엄 모델 '듀얼 TC 본더 1.0 드래곤' 등 풀라인업을 갖췄다"며 "올해 목표한 매출액 45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스템은 해외 반도체 업체로부터 최근 2세대 습도제어 솔루션 'JFS(Justem Flow Straightener)'를 두 차례 걸쳐 수주했다. JFS는 반도체 웨이퍼를 보관하는 장치(FOUP) 안 습도를 1% 이하까지 낮춰 반도체 수율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저스템은 종전 1세대 습도제어 솔루션 '엔투퍼지(N2 PURGE)'에서 전 세계 시장 80% 이상을 점유했다. 이어 독자적인 '수직층류(Laminar Flow)' 기술 등을 더한 2세대 습도제어 솔루션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저스템 관계자는 "이번 2세대 JFS는 종전 1세대 습도제어 솔루션 점유율과 수익성을 넘어서는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JFS 추가 수주와 함께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스티 역시 해외 반도체 업체로부터 'EDS(Electrical Die Sorting) 퍼니스' 장비 초도 물량을 수주했다. 이 장비는 HBM 적층 전 반도체 웨이퍼 품질을 검사하는 EDS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다. EDS 공정은 급속 열처리를 통해 HBM에 사용할 웨이퍼의 정상 여부를 판별한다.
예스티 관계자는 "지난해 4·4분기에 수주한 가압설비, EDS 칠러 등 HBM 주요 장비들을 순조롭게 납품하는 중"이라며 "주요 거래처가 HBM 투자를 확대하면서 올해 HBM 장비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반도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최근 장비 수주가 이어지는 이유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이 지난해 1009억달러보다 4.4% 늘어난 1053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에는 관련 시장이 사상 최대인 124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영진 저스템 대표는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터(HPC), 5세대 이동통신(5G) 등 영향으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필수가 되고 이에 따라 HBM 등 반도체 수요 역시 늘어난다"며 "반도체 업체들이 올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이에 따라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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